심뇌혈관병원 장기육·정해억 교수팀 시도한 'TMVR' 세계적 신의료기술 인정
국내 최초 혈관 통해 TAVI 시행한 후 곧바로 이어 'TMVR'시술
[보건타임즈] "수술을 받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편히 숨 쉬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장기육·정해억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처음으로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증과 대동맥판막 협착 등 복합 질환을 앓는 박 모(77세, 여) 할머니에게 국내 첫 경피적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을 동시에 교체하는 시술(사진 1, 2)에 성공했다.
박 할머니는 10년 전 심장의 승모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중증 승모판막 협착증으로 가슴을 여는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았으나, 최근 갑작스레 찾아온 승모판 조직 판막의 이상으로 역류 현상이 심해지면서, 저산소증과 심한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폐부종, 폐와 흉벽을 구분하는 가슴막(늑막)의 두 층 사이에 액체가 고이는 늑막 삼출이 한꺼번에 발생, 입원하게 됐다.
내원 후 시행한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류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증과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함께 발견돼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두 가지 모두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치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대동맥판막 협착은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유출되는 부위에 있는 대동맥판막이 좌심실이 수축할 때 잘 열리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박 할머니처럼 고령인 환자의 경우 임상적으로 고령이어서 쇠약 정도가 심한 데다, 수술을 이미 한 차례 이상 시행한 병력을 가진 상태여서 재수술이 필요하지만, 술기적 어려움과 위험도가 높아 대부분 약물로만 증상을 개선하는 것 이외에 치료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치료도 급히 승모판막 치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고령의 환자로 쇠약 정도가 심해 가슴을 열어 심장을 멈추게 하는 판막 수술을 이미 한 차례 받은 병력으로 다시 수술을 받기는 위험했다.[사진 박 할머니 (중)와 장기육·정해억 교수 의료진)
다행히 장기육 교수팀은 이미 두 차례 다리 정맥을 통해 승모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온 데다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하는 타비시술(TAVI)을 수많이 시술했던 경험이 있었다.
치료에 들어간 장 교수팀은 두 판막을 경피적으로 치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 국내 최초로 수술 대신 혈관을 통해 TAVI을 시행한 후 곧바로 이어 경피적으로 승모판막을 이식하는 새로운 시술을 했다.
이 결과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5일 만에 건강하게 걸어서 퇴원했다.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TMVR Transcatheter Mitral Valve-in-valve Replacement)은 대퇴정맥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통과시켜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한 이후, 심방중격(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벽)에 인공적으로 구멍을 뚫은 다음, 이 절개창을 통해 인공판막을 승모판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TMVR은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것보다 시술 기법이 더 복잡하면서 정교해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최신 치료법이다.
심뇌혈관병원 타비(TAVI)팀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시도돼오거나 국내에선 아예 시행되지 않았던 최신 심장 치료법인 경피적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치환술을 한꺼번에 시술로 동시에 성공적으로 이식, 고령의 심장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이번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은 장 교수팀이 세 번째 성공으로 국내에선 현재까지 총 6명에게 시행되는 만큼 최신의 의료 술이다.
장 교수팀은 기존 타비시술의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고난도 시술인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에 성공했으며 이번엔 동시에 두 판막을 치환해 앞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기육 교수는 "타비시술의 경험과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의 연이은 성공으로 이번 동시 치환 시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고령화에 따라 심장 수술이 어려운 심장질환 환자들이 안전한 시술로 새로운 삶을 다시 영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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