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이젠 중증 저나트륨혈증 치료법 '급속․간헐적'으로 전환

백선하 교수, 김세중·조유환 교수, 오윤규 교수 공동연구팀
기존 치료보다 적절한 목표 범위에 맞게 '나트륨 농도' 빠르게 교정
백 교수 "국제 진료지침 근거 수준 높이는 동시에 급속․간헐적 치료법으로 전환 유도"
논문, SCIE 급 미 의사협회지 산하 내과학저널 '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

[보건타임즈] 우리 몸의 수분은 혈액 내 전해질 농도에 의한 삼투압 현상으로 세포 안팎을 이동한다. 이때 전해질 농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입자가 나트륨이다.
혈액 1L당 나트륨 농도가 135㎜ol 미만일 때 저나트륨혈증으로 진단된다.
저나트륨혈증은 세포 내 수분을 증가시켜 뇌세포가 붓게 되며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의 원인이 된다.
주로 식욕부진, 두통, 오심, 구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때는 경련과 혼수 증상이 나타나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저나트륨혈증은 병원 입원환자의 14~42%에서 발생하며 입원 기간과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흔하면서 주요한 원인이다.
고혈압 약재로 사용되는 이뇨제, 체액량 부족, 항이뇨호르몬 부적절 분비 증후군, 당질코르티코이드 결핍 등이 저나트륨혈증의 주된 원인이 된다.

증상이 있을 땐 고농도 수액으로 나트륨 농도를 교정하는 치료를 받는다.
이때 나트륨 교정의 속도와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
나트륨 농도가 하루 목표치 이상 급격히 과 교정되면 수초용해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수초용해 증후군은 신경세포들이 나트륨 부족으로 수분 중독상태에 빠진다.
이때 세포 내의 수분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며 척수막이 파괴되는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시간 내 일정 목표 범위 안으로 나트륨 농도를 높이지 못하게 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뇌부종을 예방하지 못한다.

이러한 저나트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고농도 수액을 완속(저속), 지속해서 투여하는 치료법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이보다 급속․간헐적으로 투여하는 치료법이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는 것은 물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장내과 백선하 교수(사진)와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응급의학과 조유환 교수,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오윤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저나트륨혈증 환자의 고농도 수액 치료에서 급속․간헐적 교정과 완속․지속적 교정의 과교정 위험분석(Risk of Overcorrection in Rapid Intermittent Bolus vs Slow Continuous Infusion Therapies of Hypertonic Saline for Patients With Symptomatic Hyponatremia: The SALSA Ranomized Clinical Trial)'이라는 제목의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SCIE 급 미국 의사협회지 산하 내과학저널 ‘JAMA Internal Medicine’(인용지수(Impact Factor) 18.652)에 게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응급실과 병실에서 발생한 증상이 있는 중증 저나트륨혈증(혈중 나트륨 농도 125㎜ol/L 이하) 환자 178명을 대상으로 고농도 생리식염수를 급속․간헐적으로 투여했을 때와 완속․ 지속해서 투여했을 때의 효과와 안전성을 서로, 비교․분석했다.
투여방식은 무작위로 배정됐으며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했다.

이 결과 목표 수치보다 과 교정된 환자 수의 비율은 급속․간헐적 교정 군이 전체 87명 중 15명, 17%, 완속․지속적 교정 군은 전체 91명 중 22명인 24%로 각각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추가분석에서 1시간 안에 목표한 나트륨 수치에 도달한 비율은 급속․간헐적 교정 군은 32%(28명)였지만, 완속․지속적 교정 군은 18%(16명)에 불과했다.
또 과 교정으로 추가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도 급속․간헐적 교정 군은 41%(36명)인데 비해 완속․지속적 교정 군은 57%(52명)로 나타나 급속․간헐적 교정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백선하 교수는 "중증 저나트륨혈증 치료에서 고농도 수액을 통한 완속․지속적 교정법은 과 교정 위험이 커져 최근 미국과 유럽학회에서 급속․간헐적 주입법을 추천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었다"면서 "이 연구결과를 통해 중증 저나트륨혈증에서 국제 진료지침의 근거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표준치료법을 설립, 급속․간헐적 치료법으로 전환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