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섭·차재명 연구팀, 2009~2016년 크론병 진단받은 '2,173명 건보청구 자료' 분석
생물학적 제제, 조기 치료 효과 좋지만 '투약기준 미비' 개선 필요
차 교수 "염증성 장 질환에 적정 투약 시기 제시한 첫 연구"
논문, 국제학술지 'MEDICINE 3월호' 게재
[보건타임즈]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원인 미상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내과적 약물치료로는 완치할 수 없는 대표적 난치병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의약계에선 염증성 장 질환을 정복하려 다양한 치료약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생물학적 제제'로 생물체에서 유래한 신약이다.
생물학적 제제는 조기 치료 시 효과가 좋지만, 건강보험이나 민간사보험 적용 여부와 임상 경과 등 다양한 조건에 얽매여 투약 시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곽민섭·차재명 교수 연구팀이 8년간의 크론병 환자 치료 효과 분석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 제제의 적정 투약 시기를 새롭게 제시, 염증성장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 5년 새 무려 '32%' 증가
생물학적 제제 등 신약 개발로 '약물치료 범위' 넓어졌다
염증성 장 질환은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질병코드= K50 크론병, K51 궤양성대장염 단순합산)는 2015년 53,274명에서 2019년 70,814명으로 최근 5년 새 32%나 급증했다.
이에 의학계에선 가장 주요한 증가원인으로 식생활 서구화를 가정 먼저 꼽는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대부분 젊은 시절에 발병,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난치병으로 조기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과거 염증성 장 질환의 기본 사용 약제는 5-ASA다.
5-ASA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하거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많아 급성기 단기치료를 목표로 투약됐다.
최근 개발된 신약인 생물학적 제제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이다.
부작용은 적은 데다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염증성 장 질환 수술도 줄일 수 있다.
현재는 기존 약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중증도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 '조기 치료' 중요
곽민섭·차재명 연구팀 '투약 시기' 새롭게 정의
염증성 장 질환은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잘 치유가 되지만, 늦게 할수록 섬유화나 협착과 같은 비가역적인 변화로 진행돼 효과가 감소하는 특징을 가진다.
생물학적 제제는 가능하면 조기에 투약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국내 보험규정이 까다로워 모든 환자에게 조기 투약을 권장하기 어려운 데다, 조기 투약의 정의도 명확하지 않아 자연스레 투약이 늦어진다.
서양에서 시행된 일부 연구에선 진단 후 2년 이내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하는 것을 조기 치료라고 정의하지만, 환자마다 중증도와 경과가 달라 일률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곽민섭·차재명 교수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의 '임상 경과 2번째 악화하기 전에 투약'이라는 생물학적 제제의 조기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크론병으로 진단받은 2,173명의 청구 자료를 분석했다.
이 결과 임상 경과가 2번째 악화하기 전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했던 환자들이 3번째 악화 이후에 투약했던 환자들보다 수술률과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율이 유의하게 더 낮았음이 확인됐다.
차 교수는 "과거 서양의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생물학적 제제의 조기 치료를 일률적으로 '2년 이내에 투약'하는 것으로 정의를 해 왔지만, 환자마다 임상 경과가 매우 다양해 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 경과' 2번째 악화하기 전에 투약'이라는 새로운 치료 방침을 제시하게 됐다"며 "염증성 장 질환의 적정 투약 시기를 제시한 첫 번째 연구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다룬 논문은 국제학술지 'Medicine'에 2020년 3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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