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말라리아 치료제-나노기술로 '방사선 암치료효과'↑

암세포, 방사선 쪼여도 죽지 않는 이유로 '오토파지' 작용 제시
최용두·정희선 박사팀, '암세포까지 약물 효과적으로 전달, 부작용 최소화하는 방안' 고안
히드록시클로로퀸 탑재한 다공성 나노볼 이용 '방사선치료 효과' UP
논문, 세계적 권위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9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나노기술과 말라리아 치료제 히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해 방사선 암치료효과를 크게 높이는 연구성과(그림 치료기전)를 발표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이행성연구부 최용두 박사, 암생물학연구부 정희선 박사 연구팀은 히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탑재한 다공성 나노볼을 이용해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료효과를 세포와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해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방사선을 쪼여도 죽지 않는 이유로 ‘오토파지’라는 작용을 제시한 바 있다.
오토파지(autophagy)는 세포 내 존재하는 오래된 단백질과 불필요한 세포 내 소기관을 분해해 스스로 영양분을 공급받는 작용을 말한다.
이 작용은 암, 치매, 대사 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즉, 암세포는 세포 내 남아있는 단백질 등을 분해해 스스로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방사선에도 죽지 않고 견뎌낸다.
치료 시 암세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암세포의 오토파지가 활성화돼 결국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닌 암세포의 오토파지를 히드록시클로로퀸이 억제한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여러 임상을 중이다.
하지만 암 환자에게 투여한 히드록시클로로퀸 중 오직 소량만 암세포에 전달돼 기대보다 치료개선 효과가 미미했다.
이에 치료 효과를 높일 방편으로 암세포에 들어가는 히드록시클로로퀸의 투여량을 높이면 혈소판 감소증을 포함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최용두·정희선 박사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암세포까지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다공성 나노볼에 히드록시클로로퀸을 탑재, 투여함으로써 약 200배나 많은 양이 암세포에 전달됨을 세포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다공성 나노볼은 안쪽 빈공간에 껍질(shell) 부분이 다공성을 띤 나노 크기의 실리카(silica) 물질이다.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생체친화성과 안정성이 뛰어나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단독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보다 히드록시클로로퀸 나노볼을 투여, 방사선치료를 받게 할 경우 치료 효과가 2배 더 높게 나타남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때 정상조직에 대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최용두 박사는 "오토파지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는 주요 기전이어서 이 연구는 암세포의 오토파지를 차단함으로써 기존 방사선치료, 항암치료의 민감도와 효과를 높이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 기관고유연구사업과 해양수산생명공학기술개발 사업으로 수행됐다.
이를 다룬 연구논문은 약물 전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9월호에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