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교수팀, 증상 후 16시간에서 최대 10일까지 지난 '뇌경색 환자 150명' 예후 분석
혈관 재개통 시술, 동맥에 관 삽입해 '혈전 제거하는 치료'
혈관 재개통 치료 환자,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기능적 예후 개선 가능성' 11배 ↑
김 교수 "치료법 선택 시 회복 가능성 신중한 고민 필요"
논문, 미 JAMA Neurology 8월 10일 자에 게재
[보건타임즈]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이 뇌경색 증상 후 10일까지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뇌경색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적기(골든 타임)에 치료해야 하는 응급질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료할 적기를 놓쳤다간 환자가 사망할 위험이 큰 데다 돌 일으킬 수 없는 후유증, 즉 신체장애를 남겨서다.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은 뇌로 가는 동맥에 관을 직접 삽입해 막힌 뇌혈관을 찾아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사진)팀은 뇌경색 환자 중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을 받은 환자와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기능장에 정도를 서로 비교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뇌졸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져 뇌에 손상이 와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구분되며 뇌경색은 혈액과 산소공급을 받지 못한 뇌세포가 괴사, 죽게 되는 상태에 속한다.
문제는 죽어 버린 뇌 조직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시 살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른 시간(골든 타임) 안에 막힌 혈관을 열어 혈류를 공급하는 것이 뇌경색 치료의 핵심이다.
이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으로는 정맥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여내는 '정맥 내 혈전 용해술'이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혈전 용해제가 혈관 속에서 작용, 효과를 지속하는 시간이 짧아 혈전의 양이 많거나 큰 혈관이 막혔을 땐 막힌 혈관을 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치료효과를 연구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다.
이 시술은 급성 뇌경색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뇌경색 치료의 적기인 증상 발현 후 6시간 내로 혈관을 재개통해야 한다는 기존의 견해부터 최근엔 16시간 혹은 24시간까지도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들이 계속돼 도출되는 상황에 있다.
이에 연구팀은 뇌경색 증상 발생 이후 많은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뇌졸중 환자 8,032명의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증상이 발생한 뒤 16시간에서 최대 10일까지 지난 대혈관 폐색 뇌경색 환자 150명(평균 연령 70.1세)을 대상으로 치료 예후를 분석했다.
이들 150명 중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을 받은 환자는 총 24명이었으며, 이외 126명은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치료방법에 따른 두 그룹의 예후를 확인하기 위해 신체기능장애를 평가하는 수정랭킨척도(mRS, modified Rankin Scale) 점수를 비교했다.
수정랭킨척도(mRS, modified Rankin Scale)는 0점= 증상 및 장애 없음, 1~2점= 도움 없이 보행 가능(일상생활 가능), 3~4점= 보행과 일상생활에 도움 필요, 5점= 침상 생활만 가능, 6점= 사망 등으로 구분돼 있다.
이 결과, 혈관 재개통 치료 그룹에선 54.1%,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는 33.3%가 기능적인 독립성을 의미하는 mRS 0~2점 수준에 도달했다.
두 그룹의 기초 특성 차이를 통계적 기법으로 보정한 결과에선 기능적 예후가 개선돼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될 확률이 혈관 재개통 치료 그룹에서 11배 높았다.
반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는 뇌출혈 발생 위험성이 4배 높아 혈관 재개통 치료의 주요 합병증인 뇌출혈에 대한 위험성을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은 뇌경색 치료의 골든 타임이 지났더라도 10일이라는 긴 기간에 걸쳐 장애 예방 즉, 치료 효과가 유지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라면서 "증상 발생 후 많은 시간이 지났더라도 죽지 않은 뇌 조직이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혈전을 제거한다면 환자가 겪을 장애와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혈관 재개통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해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는 아니다"며, "뇌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은 이 치료를 통해 환자의 증상이 개선돼 회복할 가능성이 큰지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 의사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 IF 13.608) 8월 10일 자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9: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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