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AI, 제한된 조건서 양성, 악성 구별만 가능, 질환명 예측엔 '한계'
나정임 교수 "AI 도움 받은 의료진, 신속 정확하게 피부암 진단"
논문,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ID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대학병원 의료진에 의해 피부암의 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134개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사진(출처) 좌측 사진은 검버섯으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을 AI가 정확히 진단한 결과이며, 우측 사진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오진하기 쉬운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포진상 습진(Eczema herpeticum)을 AI가 정확히 진단한 상태]
이로써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피부암을 검진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내원, 치료받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뿐만아니라 AI의 조력을 받는 의료진은 피부암을 신속 정확하게 진단함으로써 환자의 치료과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사진) 연구팀(공동연구자 아이피부과 한승석 원장, 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일우 교수)은 이 AI가 분류할 수 있는 134개 질환엔 흔히 발생하는 피부병의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100개가 넘는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AI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9년 말 글로벌 기업 G사가 개발한 피부질환 진단 AI은 26개 질환군을 분류하는데 그쳤다.
지금까지 줄곧 국내 AI 기술 경쟁력이 선두 그룹에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피부질환 연구 분야가 세계적 수준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피부질환의 병변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기존의 진단 AI는 제한된 질환 몇 가지에만 사용할 수 있는데다 피부종양의 악성 여부 파악 등 단순 분류에만 그쳐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가령 피부종양의 양성과 악성을 구별하도록 훈련받은 AI에게 아토피 피부염 사진을 보여줬을 때 악성질환으로 오진한다든가, 직접 훈련받지 않았을 땐 비의료인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질환조차 판별하지 못하는 등 실패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나정임 교수 연구팀은 많은 피부질환을 분류, 진단할 수 있는 AI의 개발에 나섰다.
나 교수 연구팀은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특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22만장에 달하는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피부병변 사진을 학습시켰다.
연구팀이 개발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은 피부과 전문의에는 못미치지만 레지던트와 같은 수준으로 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 항생제 처방 같은 일차적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134개의 피부질환을 분류해냈다.
연구팀이 피부암 진단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피부과 레지던트 26명과 전문의 21명이 3,501개의 사진 데이터를 진단한 결과, 단독으로 진단했을 때의 민감도는 77.4%였으나 AI의 도움을 받아 판독했을 때는 86.8%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비의료인 23명을 대상으로 피부암을 감별하게 해본 결과, 처음 민감도가 47.6%에 불과했지만 AI의 도움을 받았을 땐 87.5%로 크게 상승했다.
비의료인과 의료진의 피부암 진단 특이도 역시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약 1%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AI와 의사의 진단능력을 단순 비교한 것에 그친 것과 달리 AI의 도움을 받은 의사의 진단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으며, 비의료인이 AI의 도움을 받을 경우 피부암을 2배 가량 더 잘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AI의 보조를 받은 의사의 진단능력은 의사, AI, AI의 도움을 받은 의사 중 높았다.
즉 의료진이 AI의 조력을 받는 것이 피부질환 진단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나정임 교수는 "AI의 정확성은 사진의 초점, 구도 등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인간의 지성으로 커버가 되는 것"이라면서 "의료진이 AI의 도움을 받아 피부질환을 신속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의료계에서 AI와 의사는 서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의사의 진단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좀 더 나은 기능의 알고리즘이 상용화된다면 일반인들이 특별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피부암을 검진할 수 있게 돼 환자가 조기에 피부과를 내원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ID(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새로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테스트해본 뒤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공개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구 목적으로 공개된 것이며 사진만으로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것엔 한계가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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