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정신과환자 경제성논리에 치료 제한

정신과 환자들이 경제성논리로 인해 치료제한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경주현대호텔에서 대한정신약물학회(이사장 김창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가 주최한 ‘정신과 약물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정책방향’이라는 공청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준표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치료효과가 좋은 고가 약을 사용하는 것이 국가 정책에 반하는 것은 물론 제약사 로비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가능한 저가 약을 사용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고가 약을 사용하면 거의 모든 환자들의 치료순응도가 높아졌다.”며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사의 기본윤리에 반하는 것은 물론 의사의 약제선택권을 제한함으로 인해 환자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자로 참석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규덕 상임조사위원은 “전체 진료비의 1/3이 약제비로 나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고가약제가 개발되고 사용됨에 따라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약제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답했다.

홍 교수는 또 “의사가 다른 약제를 사용하기 위해 수 차례의 이의제기를 할 경우에는 답이 없다가 환자가 민원제기를 하자 곧바로 조사와 함께 사용해도 좋다는 답을 얻은 경우도 많다.”며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규덕 조사위원은 “10억 건의 심사를 하다보니 업무량과다로 인해 발생된 일인 것 같다.”며 “심사하는 사람들이 달라 해석상의 차이를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고 답했다.

원광의대 신경정신과 이상열 교수(정신약물학회 보험약제이사)는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보험약가전문위원회에 신경정신의학회 또는 정신약물학회 전문가가 참여하거나 실무적인 협의체가 운영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규덕 상임조사위원은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 30명의 상근심사위원을 둘 수밖에 없고, 전체적으로 비중이 큰 내과나 척추 등에 많은 상근위원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신과에서 전문위원으로 참석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김찬형(연세의대) 교수의 사회로 김창윤(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이규덕(심평원) 위원, 이상열(원광의대)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이후 현재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이상열(원광의대), 홍진표(울산의대), 박종익(강원의대), 이규덕(심평원), 제약업계담당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또 이번 패널토론에는 현재 임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어져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과 함께 논의와 토론도 있었다.

김창윤 이사장은 “앞으로 정부, 학회, 제약사가 함께 협의하는 토론의 장을 주기적으로 마련하겠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는 물론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