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대적으로 '크론병 응급실 내원비율 ↑'
'염증성 장질환 환자 대학병원 응급실 방문 현황 조사'
윤혁 교수 연구팀 "치료법 개발 시급한 분야"
[보건타임즈] 최근 응급실에 내원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율이 '생물학적 제제 개발 등 치료법 발전과 조기진단 덕분'에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사진) 연구팀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응급실 방문환자가 줄게 된 원인은 생물학제제 등 새로운 치료법의 발달과 질환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인식 개선에 따라 비교적 조기에 진단되는 비율이 높아진 덕분이다.
반면 크론병 환자의 응급실 내원비율이 염증성 장질환 중 궤양성 대장염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치료법 개발이 다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과 대장 등 소화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만성 소화기 질환이다.대표적인 질병으론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이에 속한다.
이들 질병은 치료가 쉽지 않은 만성 질환이어서 치료의 주요 목표는 염증과 복통, 설사, 혈변 등 증상을 가라앉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관해' 상태에 도달하는 것에 있다.
그동안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치료를 해야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라는 인식으로 첫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충격을 주는 질환이었다.
하지만 최근 표적 치료처럼 염증 물질에만 반응해 치료하는 생물학제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치료 방법이 크게 발전했다.
이에 따라 입원이나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줄어들게 된 만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됐다.
생물학제제란 살아있는 생물을 재료로 만든 치료제다.
면역항체나 혈액성분 등을 이용한 의약품이나 백신을 가리킨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는 염증 매개물질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항TNF제와, 염증을 유발하는 림프구가 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는 인테그린 억제제(α4β7 integrin) 등이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1988년부터 항 TNF제가 미국 FDA로부터 크론병 치료약으로 승인을 받은 후 다양한 기전의 생물학제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제제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허가를 받았으며 2009년부터는 건보적용이 가능해져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보고 있다.
최근엔 또 다른 염증 매개물질 인터루킨 12와, 23억제제 우스테키누맙도 크론병 치료의 적응증을 허가받는 등 계속 다양한 약제들이 시장에 선보여지고 있다.
이렇듯 치료법 발전과 조기진단 덕분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율이 과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실제로 연구팀이 2007년, 2009년, 2012년, 2014년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통계를 조사한 결과, 2007년엔 외래를 내원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의 비율이 11.9%였으나, 2014년에는 6.3%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중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상태가 50% 정도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크론병 환자는 복통(66.9%),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혈변(42.1%)을 이유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응급실을 찾은 뒤 실제로 입원하게 되는 비율은 크론병이 446.6%, 궤양성 대장염은 59.6%였다.
크론병 환자 중에선 누공이 있거나 이전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환자가 실제로 입원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윤 교수는 "응급실 방문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 치료에서 중요 관리 지표 중 하나이지만, 그간 대부분 연구가 2000년대 초반 이전에 진행된 것이었으며 국내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었다"면서 "최신 데이터를 이용한 국내 응급실 방문 추이 연구를 통해 치료 약의 발달로 응급실 내원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앞으로 염증성 장질환에서 주요 지표인 응급실 방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연구 논문은 SCI급 미국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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