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염증성장질환서 생물학제제 효용성

소화기연관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발표

염증성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면서 만성적으로 위장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불명의 질환이다. 과거에는 서구에 흔한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10년간 세계적으로 크론병 뿐 아니라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율도 급증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조만간 서구와 비슷한 발병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염증 및 면역반응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치료가 두 질환에 공통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고전적으로 5-ASA제제, 스테로이드, 항생제 및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약제효능은 일부 제한적이며, 일부는 치료에 불응하게 되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모색이 있었다. 이에 영남대의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장병익 교수는 지난 20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소화기연관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물학제제의 작용기전과 효과 문제점 등에 대해 발표했다.

◆새 치료전략 생물학적 제제
염증성장질환 중 크론병은 젊은 나이에 호발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환자대부분이 경과 중 협착 또는 누공과 같은 합병증을 경험하게 되고 결국 수술을 받게 된다. 약 80%의 환자들은 진단 후 20년 내에 적어도 1번의 재수술을 받게 되며, 이후 1년 및 3년째 내시경적 재발률이 70% 및 90%를 보이며, 약 50%는 재수술을 받는다.

일본의 경우도 진단 후 5년까지 50%가 첫 수술을 하고, 수술 후 10년 경과시 다시 60% 정도는 재수술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어 크론병의 경과는 불량하다. 특히 현재의 크론병 약제들은 증상 완화를 통한 임상적 관해유도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장기예후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치료를 통해 장기경과를 호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장병익 교수는 사용 시기에 대해 “크론병 진단 후 가능한 초기에 생물학적 제제 또는 면역억제제와 같은 강력한 치료를 하는 것이 이런 약제를 나중에 투여하는 것보다 단기관해 유도 및 관해유지에 유리하며, 이들 약제에 의한 높은 궤양 치유율은 합병증 발생을 감소시켜 수술 등 예후 관점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생물학적 제제 종류와 치료효과
염증에 관여하는 여러 사이토카인이 새로운 치료제의 타깃이 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TNF-α다. 이는 TNF-α가 염증성 장질환의 병인에 관여하는 여러 세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TNF-α는 점막으로 백혈구를 이동시켜 염증을 증가시키는 케모카인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염증세포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혈관내피세포의 adhesion molecule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결체조직과 섬유모세포에 작용하여 조직손상에 관여하는 특이효소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장관의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또 실제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대장 점막에서 TNF-α의 생성이 증가되어 있고, 이를 생성하는 점막과 점막하의 세포수도 증가되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를 봉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가장 먼저 개발되었으며, 대표적인 TNF-α 길항제가 infliximab인데 이는 TNF-α에 대한 마우스와 인간형의 이성 단클론항체다.

Infliximab과 같은 단클론항체지만 완전한 인간형 항체인 adalimumab이 있으며, TNF-α항체에 비활성 polyethylene glycol(PEG)을 결합시킨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어 있다.

◆생물학제제 면역성, 감염 등 문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의 가장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약제에 대한 면역성, 감염, 악성종양의 발생 등이다. 면역성에 있어 infliximab은 IgG1 이성집합체이므로 과거 human antichimeric antibodies(HACA)로 알려진 infliximab에 대한 항체(ATI)가 발생하게 되는데 항체의 발견빈도는 검사방법, 검사시기, 보고자마다 차이가 있으며 약 13%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염 및 악성종양발생에도 문제점이 있는데 infliximab 투여환자는 대부분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억제제를 동시에 투여받는 경우가 많아 기회감염, 패혈증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감염이 진행 중인 환자에서 infliximab은 금기며, 농양이 의심되는 환자는 치료 전에 평가하여 적절한 배농이 먼저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까지의 임상연구를 종합해보면 심각한 감염 빈도는 infliximab 투여군이 6.2%, 위약군이 6.8%로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Mayo Clinic에서 최근 발표된 보고에 의하면 감염빈도는 8.2%였으며, 전체 500여명의 대상환자 중 20명의 환자에서 폐렴, 봉와직염, 복부농양, 바이러스감염과 같은 심각한 감염이 발생했고, 2명의 환자에서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감염도 보고된 바 있다.

또 infliximab 투여시 치료받지 않은 결핵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서 재활성화를 통한 활동성 결핵이 보고되어 최근 문제시 되고 있다.

장병익 교수는 “최근 갑작스럽게 많은 연구결과가 발표돼 약물 선택에 혼란이 초래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관해유도 및 유지효과가 있다고 해도 환자의 경제적인 면, 장기투여에 따른 안정성 혹은 부작용, 치료효과의 소실 등 이에 따르는 문제가 아직 많다고 할 수 있다.”며 “향후 이들 약제의 도입과 동시에 국내 임상연구가 이루어져 한국인에서 적합한 약제선택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소화기연관학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약 1,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부위장관, 하부위장관, 간, 췌담도 등으로 나누어 각 분과별로 개원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대한소화기내과학회 이동기 총무이사(연세의대)는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분야별로 런천심포지엄을 마련해 회원들의 교육에 대한 선택 폭을 넓혔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학술활동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