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황장애 새 약물치료지침서(KMAP-PD 2008, 이하 새 지침서)가 발표돼 의약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새 지침서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처방이나 조제되는 모든 약물들을 총 정리한 뒤 권장과 비권장으로 나누고, 등급을 매겨 의사가 환자의 병세에 맞게 약을 선택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개선됐다 .
한국형공황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실무위원회 유범희(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공동실무위원장은 지난 4일 건국대병원 지하대강당에서 개최된 대한불안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의사가 처방에 활용할 수 있게 개발된 새 지침서의 원칙, 개선하게 된 배경, 제한점 등을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새 지침서는 ▲증상개선과 삶의 질 향상 우선 지향 ▲알고리듬 임상의의 자율적인 판단 허용 ▲향후 개정 지속 ▲ 바뀌는 치료환경에도 일관된 치료 등을 기본골격으로 삼았다.
새 지침서를 사용할 때는 알고리듬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과 제한점을 충분히 숙지한 뒤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새 지침서는 모든 임상상황을 반영하지 않아 각기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여러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아니라 다른 임상지침서나 알고리듬을 모두 갖추기에 제한적이다.
또 새 지침서는 이상적인 약물치료에 더 초점을 맞춰져 실제 임상상황과는 차이가 나 임상의의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돕기 위한 것일 뿐 이들을 대신할 순 없다.
공황장애는 약물치료이외 인지행동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새 지침서는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인지행동치료의 자세한 부분을 다루지 못했다. 인지행도치료의 활용이 활발하지 않는데다 전문가가 부족한 국내 현실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 지침서는 공황장애 치료의 결정적 표준치가 되기 어려워 새 지침서에 준하지 않은 치료행위를 위법, 과오 또는 잘못된 치료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또 새 지침서 내용이 현행 의료보험과 의료보호 정책 내용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유범희 위원장은 “새 지침서는 외국의 리서치자료와 국내 실제 임상에 적용중인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한국형 가이드라인이다.”며 “한국형 알고리듬에 제한점이 있지만 현실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임상현장에서 지침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새 지침서는 모두 6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STEP 1 & STEP 2
STEP1에서는 공황장애의 치료시작으로 심각도에 관계없이 항우울제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항우울제와 벤조디아제핀(BZD)계 항불안제를 병용하여 사용하도록 추천된다. STEP1에서의 항불안제는 공황발작의 급성기 치료를 위해 사용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치료초기에 항우울제와 병용하여 단기간 사용하는 것으로 제한한다.
항우울제를 단독으로 사용하여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반응하지 않는 경우 항우울제를 증량하거나 항불안제를 병용처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약물치료 시작 2주 내지 4주 후에 초기부작용 및 급성기 약물 효과에 대해 평가하도록 추천한다.
이것은 알고리듬 상의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고려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으로 볼수 있겠지만 충분한 치료효과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판단할 때는 적어도 12주 동안 평가할 것을 추천한다.
1차 선택약물은 항우울제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중 paroxetine, escitalopram, sertraline, citalopram, fluoxetine, fluvoxamine 및 세로토닌 노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인 venlafaxine-XR이 추천된다. STEP1에서 항우울제에 병용하는 항불안제는 고강도 BZD인 alprazolam, clonazepam이 추천된다.
STEP2에서는 STEP1에서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또는 부작용 등의 문제로 지속적인 약물사용이 어려운 경우 다른 1차 선택약물로 교체하여 사용할 것을 추천하며, 임상의의 재량에 따라 STEP2를 반복하여, 여러 개의 1차 약물 중 한가지를 선택해볼 수 있겠다. STEP2에서도 항불안제의 사용은 STEP1에서의 원칙과 같으며, 급성공황발작의 치료 및 증상이 심한 경우 항우울제에 단기간 병용하는 것으로 제한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의 단계에 관계없이 약물치료와 병행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인지행동치료의 단독시행 및 인지행동치료의 기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약물치료 알고리듬의 흐름도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STEP 3 & STEP 4
STEP3와 STEP4에서는 STEP1과 STEP2를 거쳐 1차 선택약물을 사용해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의 이유로 1차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2차 선택약물을 사용하게 되는 단계다.
2차 선택약물로 항우울제는 삼환계 항우울제인 clomipramine과 imipramine이 추천되며, 그 외 항우울제로 mirtazapine이 추천된다.
STEP1과 STEP2에서 BZD계 항우울제는 공황발작의 급성기 치료 또는 증상이 심한 경우 단기간 항우울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추천되었지만 STEP2에서는 항우울제만으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병용 사용 또는 고용량의 BZD단독요법 등을 포함한다.
STEP2에서의 항불안제 사용에 있어서는 의존성 및 진정작용과 같은 중추신경계 억제작용효과와 같이 사용상의 위험성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STEP4에서는 STEP3에서 2차 약물을 선택하여 치료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2차 약물의 교체가 추천된다. 그러나 1차 약물 또는 2차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진단 및 공존질환 등에 대한 임상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며, 공존질환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단계적 진행에 관계없이 임상적인 판단에 따라 STEP5에서의 3차 약물의 병용도 고려하도록 제안한다.
▲STEP 5 : 3차 선택약물사용
STEP5는 3차 선택약물을 병용 또는 단독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추천되는 3차약물은 항우울제인 bupropion, moclobemide, 항불안제인 lorazepam, diazepam,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인 olanzapine, quetiapine, riseperidone 그리고 항경련제인 valproate, gabapentine이 추천된다.
그러나 3차 약물의 사용은 전반적으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추천강도가 약한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1차 또는 2차 약물의 사용에 비해 치료전략결정에 임상의의 판단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STEP 6 : 유지 및 종결
STEP6에서는 상위 각 단계에서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경우의 유지 및 종결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각 단계에서의 치료가 효과적인 경우 통상 6~12개월의 유지치료가 추천된다. 설문조사결과에서 유지요법기간은 평균 9.9개월이었으며, 범위는 3개월부터 24개월까지 다양했으며, 6개월에서 12개월까지의 유지기간 응답이 79%였다. CPA guideline에서는 8~12개월의 유지치료기간을 제안했으며, NICE guideline에서는 치료약물이 적정용량에 도달한 후 6개월간 유지하고서 점진적으로 감량하도록 제안했다.
유지치료 후 치료종결기간은 적어도 6~12주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기간은 약물의 효과적인 감량에 필요한 기간으로서, 증상의 재발 여부를 관찰함과 동시에 치료에 사용하던 약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임상의는 환자에게 치료약물을 갑자기 중단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불연속증후군 또는 금단증상에 대해 평가하고 예방해야 하며, 감량계획에 대해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교육하는 것이 성공적인 STEP6, 즉 유지 및 종결을 위한 중요 요소임을 강조한다.
조사결과 유지치료 후 감량기간은 평균 9.9주로 6주와(33%)와 12주(29%)의 응답이 가장 많았다. CPA guideline에서는 8주에 걸쳐 서서히 감량할 것을 제안했다.
재발 후 약물치료시에는 초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통상 6~12개월의 유지치료를 추천한다. 설문조사결과에서 재발시 유지요법기간은 평균 11.9개월로 평균 9.9개월의 초발시의 유지 요법 기간보다 다소 긴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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