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연숙 교수 "40~50대 중년층 발병률 높아져 주의"
40세 이상 42.3%, 65세 이상 90% 백내장 '자외선 유입'원인
[보건타임즈] 평소 교통 정리할 때 짙은 선글라스를 써왔던 41세 김홍준 교통경찰관은 어느 날 갑자기 교통표지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다가 점차 신호등까지 흐리게 보이는가하면 사물이 이중으로 보여 안과를 찾았다. 그는 젊은 나이였기에 ‘백내장’이라는 진단에 충격에 빠졌다.
나이든 사람에게만 발병하는 줄 알았던 '백내장'이 젊은 나이에 평소 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까지 쓴 채 일을 하는 김 씨에게 왜 생긴 걸까?
사례처럼 본격적인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자외선 지수가 높아진 요즘엔 노인성 질환으로만 여겼던 백내장이 40~50대 중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백내장은 우리 눈의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게 되면서 하얗게 혼탁이 생기는 안과질환이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사진)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백내장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에서 42.3%, 65세 이상은 90%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중 40대가 11.1%, 50대는 35.7%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안과질환이 됐다"고 밝혔다.
이 안과질환의 특징은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해지며 색깔 구분이 잘 안되면서 시력이 나빠진다.
백내장은 초기에 시력은 정상이지만 수정체 혼탁 부위에서 빛이 산란돼 햇볕에 나가면 심하게 눈이 부시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심해져 심한 시력저하로 이어진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이가 들수록 자주 노출되는 자외선이 눈 속에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우리 몸 안의 산화 균형이 깨지면서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흰색이나 황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백내장 발병률은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사실상 노인성 백내장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서 생긴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제를 복용하거나, 백내장을 지연시키는 안약 또는 먹는 약을 통해 악화를 늦출 수 있다.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는 외출 시 반드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쓰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햇빛이 나지 않는 흐린 날에도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오히려 증가, 눈 보호를 위해 외출 시 선글라스를 반드시 챙길 필요가 있다.
전 교수는 "교통경찰관과 같이 하루 종일 야외에서 일하는 직업군인의 경우 평소 선글라스를 착용하더라도 선글라스 색이 너무 진하면 동공이 확장돼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렌즈색은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으며,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100%인 UV코팅렌즈로 된 선글라스를 사용할 것과, 햇빛으로부터 눈을 가려줄 수 있는 창이 있는 모자나 양산을 함께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내장 치료로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가장 확실하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최근 기술의 발달로 자체가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난시와 노안까지 교정해준다.
또 요즘은 멀리와 가까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하게 되면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관심이 높다.
"단초점에 비해 선명도와 대비감도가 조금 떨어져 세밀한 작업을 하는 사람에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밤에 불빛을 보면 눈이 부시다거나 달무리가 지는 현상으로 야간운전이 불편,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한 후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 교수의 조언이다.
백내장이 있다고 다 수술 하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으로 진단받은 뒤 실제로 수술을 하는 실제 사례는 약 15% 정도다.
수술의 적기는 멀리서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못한다거나 TV 자막이 흐리게 보일 때, 골프 칠 때 공이 잘 안 보인다든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때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최근 백내장 환자들이 수술 후 선명하게 잘 보이게 되자 인지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우울증까지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백내장 수술 후 합병증이 매우 낮은 편인데다 치료가 가능해 부작용을 걱정, 수술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면서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인공수정체와 도수를 잘 선택한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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