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치매노인 '사망위험 최대 8배 이상' 증가

초기 기저평가 통해 '정상 인지, 경도인지 장애, 치매' 3그룹 분류
김기웅 교수팀 "총 6,752명 노인 중 '334명 치매 앓고 있다' 확인"

치매 노인, 정상 노인보다 사망 위험 '약 2.7배 ↑'
최근 2년 새 치매 확진 노인은 사망 위험 '약 8.4배 ↑'
이미 앓던 노인보다 사망위험 '3배 이상'
인지저하속도 빠른 만큼 '퇴행성 질환'도 악화 사망에 영향 끼친다

[보건타임즈] '치매에 걸린 노인의 사망위험이 실제로 높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김기웅 교수

배종빈 임상강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제 1저자 배종빈 임상강사)은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에 참가한 60세 이상의 노인을 상대로 ‘치매 유병’과 ‘치매 발병’으로 사망할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노화와 질환'(Aging and disease, IF=4.648) 온라인 판에 지난 2월 게재됐다.

미국의 경우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사망원인 중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노인의 주요 사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치매 자체가 노인의 사망 위험을 1.7배에서 최대 6.3배까지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외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한국) 노인을 대표하는 표본을 통해 치매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는 부재한 실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연구들은 경도인지 장애와 같은 치매 전 단계까지 분석에 포함하면서 치매로 사망할 위험이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치매 발병과 사망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어왔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0세 이상의 한국 노인 6,752명을 추적·평가하면서, 치매의 유병은 물론 치매가 발생했을 때 사망 위험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분석했다.
2010년부터 2012년 사이는 대상자의 치매유병 등을 확인하기 위해 초기 기저평가, 기저 평가 후 2년 뒤엔 추적평가를 했다.
이후 2015년 12월까지는 사망 여부를 확인하면서 사망 위험을 평가했다.

먼저 연구팀은 치매의 유병과 사망 위험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를 '정상 인지', '경도인지 장애', '치매' 세 그룹으로 나눠 분류했다.

연구팀은 기저평가를 통해 총 6,752명의 노인 중 334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외 정상 인지 기능을 가진 노인은 4,544명, 경도인지 장애는 1,874명이었다.

연구팀은 치매를 앓고 있을 때 사망 위험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분석했다.
이 결과, 확진 받은 치매노인은 정상 인지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약 2.7배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치매 발병과 사망위험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 대상자를 기저평가한 후 2년 뒤에 추적평가를 시행했다.
추적결과 기존에 정상 인지 혹은 경도인지 장애였던 노인 6,418명 중 95명이 치매에 걸렸다.
그리고 최근 2년 사이 치매가 발생한 노인 95명 즉, 처음엔 치매가 아니었지만 새로 진단된 노인은 정상 인지 노인에 비해 약 8.4배까지 사망위험이 높았다.
이 수치는 최근 치매가 생긴 경우 기저평가에서 이미 치매를 앓던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지며, 수준이 약 3배 이상이나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 임상강사는 "치매 발병이 사망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 확실한 기전을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지만,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는 신체질환이 인지기능의 저하도 가속화시키면서 치매 진단을 분명하게 만들거나, 치매로 부정적인 삶의 변화들이 사망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렇듯 치매는 실제로 노인의 삶과 양식에 커다란 변화를 유발한다.
특히, 인지기능의 저하로 사회생활이나 취미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인, 가족들과 교류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더 악화되면 식사나 개인위생을 챙기는 것은 물론, 약을 챙겨 먹지 못하는 등 기저질환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때로는 길을 잃거나 교통신호를 확인하지 못해 사고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김기웅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치매노인에게서 사망위험을 3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특히 2년 내에 치매 진단을 새로 받게 된 사람들은 사망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만큼, 처음 치매로 진단받은 노인은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는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거나 올바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진행된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 KLOSCAD)'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