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교수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발생한 심한 합병증 일종"
[보건타임즈] 최근 덜 익힌 햄버거 고기 패티를 먹은 뒤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US)에 걸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4세 여아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HUS질환에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HUS는 어떤 질환일까(?)
이 질환분야의 전문가는 "이 아이가 앓는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US Hemolytic uremic syndrome)은 어떤 질환의 혈관내피세포 손상이 원인된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의 일환"이라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발생한 심한 합병증의 일종"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HUS는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병하면서 '햄버거병'이란 병명의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질환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과 일부는 사망에 이르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김현욱 교수(사진)는 "HUS 중 산발적으로 생기거나 유전적 원인을 갖는 소수의 비전형적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을 뺀 나머지 90%를 '전형적'인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으로 분류한다"면서 "이 증후군은 특정 독소를 분비하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한 감염돼 발병하게 되며 이 균은 대개 도축용 소의 장내 균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균에 오염된 각종 고기를 적절하게 익혀지지 않거나 이를 식재료 한 가공식품들뿐만 아니라 오염된 물, 우유, 채소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다고 해 모두 장염으로 진행, 발병하지는 않지만 무증상 보균상태 사람의 분변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 감염될 수도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장출혈성대장균과 독소에 취약해 감염되면 오염원에 노출 후 평균 3.7일(범위 2~12일)이 경과 후 복통과 설사가 시작되며 곧이어 2/3 이상에게서 혈변, 오심, 구토 등이 동반하는 출혈성 장염 소견을 나타낸다.
이처럼 장염 증상이 시작된 뒤 평균 7일(범위 2~15일)이 경과한 후엔 이들 중 약 15%(범위: 8~18%)에게서 ▲30,000개/μL 전후(범위 20,000~100,000개/μL)에 이르는 혈소판의 감소 ▲부종, 핍뇨와 요독증의 악화를 동반하는 신부전 ▲미세혈관병 용혈성 빈혈 등의 임상적 특징을 가지는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 순으로 결국 악화된다.
장출혈성대장균과 독소에 취약한 5세 미만의 소아이거나 고령자는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일단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이 발현된 환자의 50%에선 투석치료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수혈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행스럽게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전체사망률이 최근 5%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2~3주간의 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존적 치료를 하면 투석치료를 중단할 가능성이 많지만 5% 가량은 영구적인 신장 기능의 손상으로 투석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다.
또 환자 중 30% 정도는 투석치료를 필요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신기능 저하현상은 지속되게 된다.
즉, 50~60%정도의 환자들에게선 신장기능의 완전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거다.
발병 시엔 즉시 원인의 장출혈성대장균을 확인하기 위해 분변과 소변을 통한 PCR법이나 배양검사, 혈청 항체 검사 등을 조속히 시행해야 하며 전형적인 임상양상을 참고, 진단할 수 있다.
분변검사의 경우엔 설사 초기에 시행할수록 진단율이 높으며 일주일 이후에는 검출율이 30% 전후로 감소된다.
검찰 '햄버거병' 본격 수사‥발병원인 규명에 초점
맥도날드 "조사에 적극 협조‥잘못된 정보 입소문 자제"
HUS여아사건은 가족이 아이가 먹은 맥도날드햄버거를 발병원인으로 지목, 지난 5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에 한국맥도날드가 반론을 제기, 검찰의 수사방향이 원인 규명 쪽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10일 배포한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회사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의 건강이 최우선임을 잘 알고 있다"며 "때문에 향후 사법당국의 조사에서 정확한 원인과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다만 잘못된 정보가 퍼져 소비자의 혼란이 야기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최근 논란이 된 패티는 쇠고기가 아닌 ‘국산 돈육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정부가 인증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프로그램이 적용된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일각에선 패티가 내장을 섞어 만든 분쇄육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껏 공급해온 햄버거 속 어느 패티에도 내장을 섞어 사용하지 않는다 ▲'HUS가 햄버거병 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HUS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다양하며, 특정 음식에 한정 지을 수는 없는 만큼 사법당국이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과 사실관계가 밝혀질 수 있도록 언론인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4세 여아가 지난해 9월 경기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뒤 HUS 진단을 받게 되면서 발생했다.
이 아이는 병원 입원 후 두 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배에 뚫은 구멍으로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이의 가족은 지난 5일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며 형사2부에 배당,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고기 패티 등 식재료 검사와 보관 기준 등을 철저히 지켜 관리할 것과 조리음식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자체 위생관리과 교육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맥도날드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11곳에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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