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폐경 환자, '내원하기까지 1~2년 걸린다'

대부분 참거나 다른 방법 시도하다 뒤늦게 '내원'
10명 중 7명, 폐경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

[보건타임즈] 폐경 환자가 치료를 위해 내원하기까지 1~2년 걸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 환자 10명 중 7명은 폐경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대부분 참거나 다른 방법 시도하다가 뒤늦게 내원, 진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폐경학회(회장 이병석,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2016 쿨디바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폐경의 달'을 맞아 한 달간 실시한 폐경과 호르몬 치료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이들에게 병원의 진료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현재 폐경 치료를 받는 환자 38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환자의 상당수는 폐경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만 약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증상을 느낀 후 내원하기까지 1~2년이 걸렸다.(표 참조)

또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폐경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나아지길 기다린다거나 호르몬 치료이외 다른 방법을 시도하다가 결국엔 증상이 심해져 내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폐경 환자들이 증상을 느껴 내원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년 이내가 26.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6개월 이내 20.4%, 1년 이내 18.8%, 직후 14.4% 순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45.2%의 환자들이 1년 또는 2년 이내에 내원했다.

이렇듯 폐경 증상이 나타나도 많은 환자가 바로 진단, 치료받지 않다가 병원에 내원한 이유는 전체의 31.4%가 '병원 치료이외 다른 방법을 시도했지만 결국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심해져서'를 꼽았다.
28%는 '폐경 증상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거나 들어서'였다.

병원에 내원하기 전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시도해본 방법으로는 자연적 증상이 완화되길 바라는 기다림이 39.9%로 가장 높았다.
28.9%는 건강기능식품을 구입, 18.3%는 섭취, 식이요법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5.4%는 한의원 방문하거나 한약 복용을 시도했다.

대한폐경학회 서석교 총무이사(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폐경은 여성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에 따른 증상과 고통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적극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건강기능식품은 폐경 증상의 강도를 약간 완화해 줄 수는 있지만 동반되는 질환 치료와 예방엔 도움이 되지 않아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적절히 상담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자 10명 중 7명 69%가 폐경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안면홍조, 우울감, 수면장애, 가슴 두근거림, 발한, 배뇨장애, 성교통, 관절통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에 조사한 이들 환자는 피부색, 탄력과 체중 증가와 같은 외모변화(13.4%), 수면장애와 불면증(11.7%), 관절통/근육통(11.5%)과 같은 신체적 영향 뿐 아니라 일상생활 의욕 저하나 무기력함(9.8%), 부부관계 욕구 저하(9.8%)등 정서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다.

폐경 후 동반한 질환으로는 비만이 31.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골다공증 14%, 고혈압 11.9%, 이상 지질혈증 10.5%, 자궁관련 질환 10.2% 등의 순이었다.

이에 현재 대한폐경학회에선 가장 효과적인 폐경 증상 치료 방법으로 호르몬 보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부족한 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여하는 호르몬 보충요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비뇨 생식기계의 위축을 예방하며 골다공증으로 발생하는 골절을 막아주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한 환자 10명 중 3명은 호르몬 치료에 29.3%나(거부감 없음 70.7%)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이들 가운데 48.2%가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을 우려했으며 전체 환자의 71.5%가 들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알고 있는 부작용으로는 유방암 49.8%, 체중 증가 19.9%, 자궁출혈 11.6%, 자궁내막암 11.2% 등이었다.

대한폐경학회 이병석 회장은 "호르몬 요법은 충분히 안전하다는 것이 여러 연구 결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호르몬 치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엔 새로운 기전의 약제들이 개발돼 안전하게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폐경 여성들이 올바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