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돌연변이 바이러스, '인체 감염력'에 영향
[보건타임즈] 메르스 바이러스가 체내(숙주)에서 오래 살아남으려 스스로 감염력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조남혁 서울대의대 미생물·면역학교실 교수와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확진환자들의 검체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분석, 변이된 바이러스의 실제 감염력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어서 지난 1월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가 인체 감염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와 대조를 이뤄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메르스 환자 13명으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 중 12명에게서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당단백질'(spike glycoprotein)에 돌연변이가 생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중 11개는 'I529T 돌연변이', 1개는 'D510G 돌연변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두 가지 돌연변이는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이 이전에 확인했던 것과 같다.
지금껏 국내에서 확인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결과 총 25명의 메르스 환자 중 20명(80%)이 이들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I529T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그룹엔 첫 메르스 환자도 포함됐다.
이들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실제 세포 감염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연구가 되지 않아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두 가지 돌연변이가 숙주세포의 감염력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이 결과 당초 질병관리본부의 예상과 달리 두 돌연변이가 감염력을 높이기보다는 사람의 몸속(숙주)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숙주세포에 감염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인체에 적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남혁 교수는 "실험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가 감염력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처음 가설과는 정반대였다"면서 "우리 몸에 생기는 항체반응을 회피하기 위해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일반적인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들처럼 새로운 숙주 사람에게 적응해가면서 병원성이 적은 돌연변이들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석은 전 세계 또는 중동현지 메르스 감염 환자와 한국인간의 확연하게 드러나는 치사율 차이에서 찾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 전 세계 메르스 감염 환자의 치사율이 약 35%에 달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은 20.4%(186명 발생, 38명 사망)로 낮다.
이에 조 교수는 "메르스 사태당시 환자들을 비교적 조기에 진단, 신속하게 격리시킨 응급치료로 사망률이 낮아졌을 가능성과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감염력이 떨어져 치사율이 낮아졌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수행 중에 있는 보건복지부의 연구 과제를 통해 전체 메르스 환자의 감염경로 역학조사와 환자들의 임상 경과, 분리된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병원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바이러스 변이의 실체를 결론지을 계획이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미생물학회의 공식학술지(mBio) 3월호에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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