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현․이상윤 교수, 과로-피로로 질병야기 '사망률 여성>남성' 상회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증가‥'뇌혈관질환' 위험에 우울증·요통 동반
[보건타임즈] 장시간 출퇴근이 건강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사망률까지 높아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론 당장 해결하기가 어려워 전문가들은 승차전후에 걸쳐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차 내외에서 올바른 보행과 좌석에 앉은 자세 교정, 빠뜨리지 않은 운동습관을 가질 것과 정기 건강검진을 주문한다.
여기에 평소 만성피로나 뒷목이 당기며 손발이 저리거나, 출퇴근 시 두통, 어지럼증이 있을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것을 조언한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조수현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사례에서 조차 장시간 출퇴근이 직장인들의 건강 악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쌓여 질병을 야기한데 이어 생명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건강에 좀 더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이들 교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하루 평균 통근시간은 편도 38분, 우리나라의 경우는 58분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한국 직장인 네 명 중 한 명은 출퇴근을 위해 매일 90분 이상을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갇혀 지내며 통근 시간이 2시간 이상인 직장인도 전체의 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악조건 상태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하다 뇌출혈로 숨진 공무원에 공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공립학교 영양사였던 윤00씨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초등학교로 발령받은 뒤 거주지 용인에서 학교까지 매일 한 시간씩 운전해 출퇴근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당시 재판부는 윤씨가 흡연·음주를 거의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출·퇴근에 각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만들어진 업무환경이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을 악화시켜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무상 재해로 확정, 판결했다.
외국의 연구 자료조차 장거리 출퇴근이 건강에 악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크리스틴 호에너 교수팀이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텍사스 12개 도시 거주자 4297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적합도(CRF)가 떨어졌으며,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대사 위험 등 건강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출근 거리가 15km 이상 출퇴근 직장인들은 일반인보다 고혈압에 시달 일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24km 이상자는 각종 건강 지표가 나빴으며 지방과다와 비만, 운동부족일 확률이 높았다. 이는 곧 장거리 출퇴근이 잘못된 영양 섭취, 불면, 우울증, 분노, 사회적 고립 등의 증상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는 게 이들 교수의 시각이다.
조수현 교수(사진 혈압 측정)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운동 등 신체적 활동 부족과 이웃, 친구와 교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데다 늦은 저녁식사, 수면부족으로 체중 증가와 운동 능력 감소,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장시간 출퇴근자의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우메아대 지리학과 에리카 샌도우 교수가 스웨덴 인구 통계국의 자료를 토대로 출퇴근 거리와 사망률을 조사한 '환경과 계획 A'라는 제목의 1994년 당시 55세 직장인 5만 9699명의 출퇴근-건강-사망률 기록을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4년 동안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 비율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54%나 높았다.
조 교수는 "이같이 장시간 출퇴근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이나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여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장거리 통근은 우울증, 불안감, 사회적 고립감, 적대감 증가와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장시간 출퇴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일수록 짧은 통근 시간을 가진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더 낮은데다 더 많은 피로를 느껴 목과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높다.
이로부터 벗어나려면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지만, 현실상 당장 해결하기가 어려워 짬을 내 예방이나 방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들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장거리 출․퇴근 전쟁서 '살아남기'
이상윤 교수(사진 목 스트레칭)는 "매일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 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시간을 보내게 돼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버스나 전철, 지하철 내 좌석에 앉아 이동할 경우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바짝 붙인 자세에서 다리는 꼬지 않으며, 머리는 숙이지 말고 목과 허리, 어깨는 바르게 펴 척추와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서 이동할 땐 몸의 중심을 바로 잡아 양쪽 다리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며 가방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매는 것이 좋다면서 무릎과 발목을 수시로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랜 시간 출퇴근을 하다보면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게 승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눈, 귀, 목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버스나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보통 눈높이보다 낮은 위치에서 오랫동안 들여다봐 목에 많은 부담을 줘 거북목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땐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고개를 세워 액정을 눈높이로 올려 30㎝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최소 20분마다 목을 좌우로 돌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거북목증후군을 예방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바람직한 자세다.
버스에서 서서 갈 때는 출발과 정지를 반봇하게 돼 몸이 휘청되기 쉬울 뿐 아니라, 다른 한 손에 손잡이를 잡고 머리를 숙여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으로 경추에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피로감이 커 되도록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움직이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이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본 경우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주고 한 번씩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장거리 통근자는 매일 긴 시간을 운전하거나 이동하다보면 긴장감과 함께 교통 정체로 쌓인 스트레스 지수와 고혈압, 비만지수가 높아져 뇌혈관이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한다거나 되도록이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 두 정거장을 미리 내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실제로 2013년 미국 예방의학회지에 실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이 약 2만 명의 영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자가운전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도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당뇨병 발병률은 40%, 고혈압 발병률은 17% 더 낮았다.
과체중의 위험도도 낮게 나타났다.
반면 비만 율은 자가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이 19%로 도보 15%, 자전거 13%보다 높았다.
자전거를 타는 출퇴근자들은 자가용 이용 직장인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절반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일수록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활동이 건강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든지 TV시청이나 컴퓨터 사용 시 눕지 말고 사용시간을 제한한다거나 가까운 거리는 걷고, 식사 후엔 잠깐이라도 산책 등을 통한 신체활동으로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 교수의 지억이다.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져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비타민을 복용해 피로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출퇴근으로 바쁜데다 지치기도 하겠지만, 시간을 내 꾸준히 운동을 하며 마음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극복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일수록 나이가 젊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본다거나 평소 만성피로나 뒷목이 당기며 손발이 저리거나, 출퇴근 시 두통, 어지럼증이 있을 때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9: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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