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히말라야 산속의 네팔 어린이가 부산 의사들의 의안수술로 새 눈을 얻게 됐다.
이 아이의 이름은 디펜드라 라사일리(사진 Dependra Rasaili)이다.
디펜드라 라사일리는 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과 온종합병원 성형외과 김영환 과장 팀으로부터 3일 오후 2시부터 3시간에 걸쳐 의안 삽입술을 위한 안성형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이 아이는 앞으로 온종합병원과 정근안과병원에서 후속진료를 받은 뒤 한 달쯤 지나 은 의안삽입을 하게 된다.
디펜드라의 초기 수술과정은 이랬다.
이 아이의 수술을 앞둔 정근 원장 등 집도의 들은 매우 긴장했다.
생각보다 아이의 상태가 나쁜데다 문제의 오른쪽 눈동자의 크기가 정상의 반으로 줄어 매우 심하게 위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두면 나중에 아이가 커서 눈은 물론 얼굴조차 불균형으로 변하게 될 판이었다는 게 당시 의료진의 설명이다.
게다가 오른쪽은 아예 눈의 형태가 없었으며 눈의 흰자위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의료진은 겉모습으로 드러난 흉측한 외관으로 아이의 정서장애가 크게 걱정됐다.
여기에 수숫대에 의한 상처는 의외로 깊었으며 눈꺼풀과 눈동자가 유착이 돼 눈을 제대로 뜬다거나 감을 수 없었다는 게 수술 전 당시 의료진이 확인한 상황이었다.
먼저 온종합병원 성형외과 김영환 과장은 눈을 감고 뜨는 데 장애를 주는 안검 유착부위를 제거한 뒤 귀 뒤쪽의 피부를 이식해 눈꺼풀의 형태와 기능을 되살렸다.
이어 안과전문의가 투입됐다.
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이 눈동자의 유착을 모두 제거했으며 쭈그러진 눈의 형태를 최대한 살려 눈동자 모양의 보형물을 성공적으로 삽입했다.
이로써 앞으로 한 달 뒤 디펜드라의 의안이 제작되는 대로 보형물을 제거한 뒤 의안을 삽입하는 것으로 그의 수술이 마무리 된다.
이번에 삽입되는 의안은 시력기능만 없을 뿐, 눈동자를 굴릴 수 있는 등 정장적인 눈동자와 전혀 차이가 없이 정교하다.
디펜드라는 지난 8월 그린닥터스의 네팔 봉사 때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아이의 오른쪽 눈은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시력은 커녕 외관상이 너무 흉측했다.
아이가 눈의 시력을 잃은 시기는 열 살 때로 수숫대를 가지고 놀다가 그만 눈을 찔렸다.
눈을 크게 다친 디펜드라가 사는 곳은 의료시설이 전혀 없는 오지 중의 오지다.
히말라야 부근의 신두팔초크시 멜람지읍에서 그의 고향까지는 트럭으로 두 시간, 걸어서 열 시간 걸린다.
응급조치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으며 부모는 그의 치료를 엄두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신분제라 할 수 있는 카스트 제도가 잔존하는 네팔에서 그의 부모는 최하층민인 수드라에 속했다.
아버지는 대장장이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왔다.
날이 갈수록 일그러져가는 아이의 눈을 그대로 마냥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의료진의 전언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던 이들에게 하늘의 보살핌인지 아이는 현지 선교사의 도움으로 당시 그린닥터스를 이끌고 봉사활동을 벌이던 정근안과병원 병원장 정근 박사를 만나게 됐다.
당장 수술이 필요했지만 지진 피해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단출하게 꾸려진 그린닥터스 봉사단으로선 현지에서 아이를 더 이상 돌볼 수 없었다.
상의 끝에 귀국하는 대로 아이를 부산으로 초청해 수술해주기로 했다.
추위가 느껴질 정도의 지난 10월 31일 오전 9시 30분, 마흔여섯 살 어머니와 함께 김해공항에 도착한 디펜드라는 얇은 옷에 낡은 슬리퍼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그린닥터스 이대경 사무총장과 부산 평화교회 임영문 담임목사는 이들 모자에게 신발과 옷부터 챙겼다.
모자는 예정대로 진료가 마무리 되면 오는 12월말 크리스마스에 맞춰 네팔로 되돌아간다.
두 달간 평화교회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머물면서 온종합병원과 정근안과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하게 된다.
디펜드라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바다가 없는 네팔을 생각해 그린닥터스는 이들 모자를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시내 관광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런 그린닥터스와 디펜드라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들 모자를 돕겠다는 온정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진구 새마을부녀회 회장 출신 몇몇은 이들 모자를 집으로 초청, 따뜻한 밥 한 끼와 옷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해왔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한국의 선진의료 기술로 디펜드라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희망의 눈을 선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린닥터스는 지난 2003년 창립 이래 우루무치 위구르족 아브라함의 백내장 수술, 중국인 위홍씨의 성형수술 등 의료봉사를 갔다가 만난 현지인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무료 수술해 준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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