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린 언어치료사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배려심이 많고 늘 친절하던 이기원(26,F)양은 남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해주는 삶을 사는 것이 꿈이었다. 실제로도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으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자택에서 실신해 쓰러져 이기원양의 가족은 이별의 순간을 맞이해야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이기원양의 어머니는 타인을 돕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던 이기원양의 평소 모습을 짐작 할 때,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살리는 일에 대해 기뻐할 것이라 생각해 장기기증을 선택했다.
이기원양은 간(분할), 췌장, 신장(좌, 우)의 장기기증을 통해 다섯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발인은 6월 11일 의정부보람장례식장에서 진행한다.
이기원양은 경기도 포천에서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외적으로는 소극적이고 조용한 편이지만,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는 활발하고 밝아서 인기가 많았다. 또 본인이 정한 목표와 가치에 대해서는 꼭 이루어내려는 의지가 강했다.
남을 돕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어서 대학교에서 언어치료를 공부했다. 충청북도 청주교육지원청 특수방과후지원센터 내에서 언어치료사로 활동하며, 청주관내 특수 교육 대상 학생 중 언어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일을 했다. 이기원양은 학생들의 언어재활을 위해 학교를 순회하면서 열심히 지도하며 자신의 꿈을 키웠다.
평소 타인을 돕고자하는 마음이 많았고 그러한 꿈을 언어치료를 통해서 이루고자 노력했으며, 정기적으로 굿네이버스 및 비영리단체에 후원하는 등 나눔과 기부를 해왔었다.
이기원양의 가족은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언니들보다 더 생각이 깊고 심성이 고우며, 타인에 대한 희생과 봉사정신이 남과 달랐다. 평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했었다.”라고 말했다. 또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 떠나보내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나눈다는 장기기증을 평소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왔으며, 이기원양의 타인을 위해 나누는 삶을 생각해 봤을 때 하늘에서도 뜻 깊은 일에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러한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나눔이 보다 우리사회에 긍정적으로 인식되길 바라며, 이기원양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409명,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의 뇌사기증자가 있었다. 특히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장기기증원에 접수된 뇌사추정자신고 건수는 총1,615건이었다. 이중 약 36%인 446명이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나눔을 실천했다. 이는 아직도 장기기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부족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뇌사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기증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함을 뜻한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장기이식대기자가 2만명을 넘어섰으나 뇌사 후 장기기증은 소폭 상승하고 있어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스페인 등 기증선진국의 뇌사장기기증자수는 인구 백만명당 PMP가 35.12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8.44명으로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도 해외 장기기증 선진국처럼 기증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국민 인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증자가 존경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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