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경희의료원 내 춤사위 ‘러시아 여성 환자의 탱고’ 화제

최근 러시아 무용가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62세/여)가 자신의 지병 성대마비를 치료해준 경희의료원 의료진에 감사의 탱고를 선사, 화제에 올랐다.

경희 의료원에 따르면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의 사연은 이렇다.

그에겐 지난 10여 년의 시간이 고통스러운 암흑기였다.
당시 갑상샘 기능 항진증을 발견, 2005년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마취에서 깨어난 그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의료진은 절망하던 그녀에게 “수술 중 성대 신경이 손상됐으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건네왔다.
이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 숨을 쉴 때마다 쌕쌕거림이 심해 편히 숙면을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정상적인 생활리듬이 깨지기 시작했으며 이유 없이 온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이어진 것이다.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러시아에서 자신의 상태를 낫게 할 방안을 찾았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중 지난해 6월, 의료봉사 차 러시아 야쿠츠크를 찾은 경희의료원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을 만나게 됐으며 자신의 사정을 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조중생 센터장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한국에서 무료 수술을 제안했다.

같은 해 10월,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으며 곧바로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 후 수술을 받았다.

주치의 은영규 교수는 “환자는 양측 성대마비로 상부기도폐쇄가 생겨 음성변화뿐만 아니라 호흡장애가 심각했다”면서 “수술은 입으로 내시경을 삽입한 후 레이저를 이용해 성대 후방부의 피열연골을 일부 절제하는 순으로 성공리에 마쳤으며 예후와 결과가 매우 좋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 수술은 아주 미세한 성대 절제 정도에 따라 호흡과 음성, 흡인(폐로 음식물이 넘어가는 것)이 결정돼 적정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고난이도 의술을 요구한다.

<사진> 빨간 드레스를 입고 감사의 탱고를 선보이는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 (앞줄 왼쪽부터) 이비인후과 은영규 교수,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

수술 후 러시아로 돌아갔던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3개월 만에 경희의료원을 다시 찾아 와 자신을 치료했던 의료진에 작은 선물을 전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으며 평생 함께 해온 ‘춤’을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일 오전, 경희의료원 국제진료센터에 작은 무대가 꾸려졌다.
그녀는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 김성완 이비인후과 진료과장, 주치의인 은영규 이비인후과 교수와 입원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간호사에게 작지만 큰 울림의 춤을 선물했다.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60대에 접어든 나이답지 않게 탱고 음악에 맞춰 발과 손, 그리고 빨간 드레스 차림의 온몸으로 날렵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그녀는 “수술 전엔 하루에 고작 잠을 2시간 밖에 자지 못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이제는 숙면을 하게 돼 두렵지 않다”며 “한국 의료진의 친절함과 우수한 의료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감사의 인사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