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폐암 다학제 협진, ‘생존율 2배’ 향상

폐암 발병 60대 최다 ‘전체 81%’ 70대>50대 順
1997~2011년 14년간 폐암환자 4,246명 조사

최근 다학제 협진(사진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의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등 관련된 7개과 소속 20여명의 전문의와 간호사)이 치료 후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2배 향상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 눈길을 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가 1997년부터 2011년 폐암으로 내원한 환자 4,246명의 생존율을 병기별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폐암 협진 진료가 시작된 2005~2011년 기간의 5년 상대 생존율은 35%로 이전 2000~2004년의 17%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국가 암 등록통계 2007~2011년 기간 내 폐암환자의 5년 생존율 20.7%과 비교해 괄목할만하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의 2005~2011년 5년 관찰생존율을 병기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1기 80%, 2기 55%, 3기 22%, 4기 10%로 2000~2004년의 1기 54%, 2기 32%, 3기 9%, 4기 3%에 비해 모든 병기에서 골고루 향상됐다. (표1)

관찰생존율은 임상연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출율로 관심질병을 가진 환자가 일정기간 동안 살아있을 확률이다.

(표1) 병기별 관찰 생존율

2000~2004년

2005~2011년

1기

54 %

80 %

2기

32 %

55 %

3기

9 %

22 %

4기

3 %

10 %

2005~2011년 5년 상대생존율은 1기 87%, 2기 60%, 3기 24%, 4기 11%로, 2000~2004년의 1기 61%, 2기 35%, 3기10%, 4기 4%를 웃돌았다. (표2)

상대생존율은 환자의 관찰생존율을 같은 연도의 같은 성(性)과 연령을 가진 일반인구의 기대생존율로 나눈 값이다.
즉 통계청가 발표한 연도별․연령별(1세간격)․성별 1년 생존율을 활용해 기대생존율(일반생존율)을 산출한 후 암환자들의 실제 생존율이 기대생존율의 몇 %인지를 계산한 것이며 같은 환자군의 관찰생존율보다 비교적 높다.

(표2) 병기별 상대생존율

2000~2004년

2005~2011년

1기

61 %

87 %

2기

35 %

60 %

3기

10 %

24 %

4기

4 %

11 %

전체 환자 4,246명 중 남자는 68.3% 2,898명, 여자는 31.7% 1,348명이었다.
환자의 나이 중앙값은 66세다.
주요 연령대별 비율은 40대가 7.65%인 325명, 50대가 19.74%인 838명, 60대가 34.31%인 1,457명, 70대가 27.32%인 1,160명, 80대가 8.53%인 362명으로 이가운데 60대 환자 군이 가장 많았다.(표3)

(표3) 연령대별 환자수와 비율

연령대

환자수

비율

10대

3

0.07

20대

15

0.35

30대

72

1.70

40대

325

7.65

50대

838

19.74

60대

1457

34.31

70대

1160

27.32

80대

362

8.53

90대

14

0.33

Total

4246

100.00

폐암의 병기가 확인된 3,834명의 병기별 환자비율은 폐암 4기 환자가 50%인 1,916명, 3기는 21.4% 822명, 2기는 9.2%인 352명, 1기는 19.3%인 740명, 0기는 0.1%인 4명이었다.
이로써 발견 후엔 폐암이 이미 말기로 진행됐거나 악화돼 수술로도 치료가 어려운 3~4기 환자 비율이 71.4%나 됐다.(표4)

(표4) 폐암 병기별 환자수

서울성모, 의료진 간 ‘탄탄한 다학제 팀워크’
‘병기 환자별 맞춤 치료’ 제공

이처럼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첨단 진단기법을 이용한 정확한 병기판정, 수술 후 회복시간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흉강경 수술의 확대, 최신 방사선 치료 적용, 다양한 폐암 신약제 치료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은 2005년부터 쌓아온 다학제 폐암 협진시스템의 도입을 꼽을 수 있다는 게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의 설명이다.

폐암은 진단 후 5년 내에 85%가 사망하는 등 위험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감기, 만성기관지염 등과 같은 질환과 유사해 조기에 알아내기 어렵다.
이에 따라 폐암은 조기진단과 함께 확진 후엔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의료진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폐암은 아직 치료 방법 선별이 명확치 않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폐암은 병기가 전체 4단계로 나뉘며 3단계까지는 다시 A·B 형태로 세분화돼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과 예후가 각각 달라진다.

이 때문에 의사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어느 한 개 과가 아닌 여러 진료 과의 다학제적 협진 팀워크를 통해 폐암을 초기 발견, 협력 치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에선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소속 20여명의 전문의와 전문 간호사가 탄탄한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폐암센터에 내원한 폐암 의심 환자의 진료 동선은 이렇다.

환자가 센터를 찾으면 첫날부터 흉부 X선·흉부 CT 등 영상의학과 검사를 시작으로 호흡기내과의 기관지내시경검사를 받게 된다.

기관지내시경검사는 약 7㎜ 굵기의 내시경을 기관지로 삽입, 직접 관찰한 뒤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1∼2㎜가량 떼어내 검사하는 방법이다.
기관지내시경으로 조직 확보가 어려운 경우엔 CT 유도하 폐조직 생검을 하게 된다.
이 검사들은 폐암 확진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이후 병기 판정을 위한 뼈 스캔, 뇌 MRI, 전신 PET-CT 등의 검사를 하며, 나온 결과를 각 분야별 의료진이 다학제 회의를 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하거나 잡는다.
폐암센터에선 각 임상과 노하우와 경험, 학술정보를 총 망라한 ‘환자별 맞춤 치료’ 방법을 찾아, 늦어도 5일 이전에 폐암 여부와 향후 치료계획까지 세운다.

가령 폐암 2기로 진단을 받은 후 수술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면 치료 전 협진회의를 통해 원발병소 이외 주변에 위성 결절(satellite nodule)을 새로 확인하며 전이여부가 명확치 않았던 림프절에 대한 기관지내시경초음파(EBUS) 검사를 시행한다.
조직생검을 통해 기관지 주변 림프절(N2 림프절)에 암이 전이 된 것을 확인했다면 여러 임상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해 폐암 2기가 아닌 3기로 병기를 최종 진단하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 먼저 항암치료에 들어가 폐암 병기를 3기에서 2기로 낮춘 후 흉부외과에서 완치에 가까운 수술 근치적인 수술(R0 resection)을 하도록 치료계획을 세워 곧바로 실시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단시간 정확한 논스톱 검사와 진단 후 폐암 완치를 위한 최적의 복합 치료에 들어가 검사결과를 기다리면서 갖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여러 진료 과를 배회하듯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앤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는 이 과정을 거쳐 진단부터 치료, 수술, 수술 후 관리 등을 하게 되며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주 2회 진행되는 협진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장 강진형 교수는 “흔히 침묵의 장기는 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와 못지않게 침묵하는 장기가 바로 폐다. 폐암은 상태가 아주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환자가 별 불편함을 못 느끼고, 다른 장기에 가려있는 폐의 특성 때문에 건강검진 때 흔히 시행하는 가슴 X선사진으로는 진단이 어렵다면서 목이 쉬거나 기침을 자주하는 자각 증상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 시간을 허비하는 환자들도 많다”며 “조기발견하기 위해선 다학제 협진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조기발견하지 못해 2기나 3기까지 악화된 환자는 수술은 물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 암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중심의 협진시스템으로 신속, 정확한 진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 ‘폐암’ 일반 건강자료 *

폐암은 폐와 기관지에서 생기는 암의 총칭이다.
다른 암처럼 폐암도 주변 조직을 파괴하면서 계속 자라 생명을 위협하며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 조직엔 신경이 없어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을 못 느낀다.
이 때문에 초기 폐암 환자는 외관상 건강해 보이며 운동 능력에도 별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폐암 증상이 감기 등 대부분의 호흡기질환과 비슷하다.
기침·가래가 1∼2주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폐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지만 증상만으로 폐암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확실한 조기검진 방법은 아직 없다.
흡연자,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면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 흡연자라면 매년 저선량 흉부CT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장 흔한 흉부X선검사에서 발견할 수 없는 지름 3~4㎜ 크기의 작은 폐결절도 저선량 흉부CT검사를 통해 잡아낼 수 있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로 나뉘며, 암 종에 따라 임상 경과와 예후, 치료방법이 다르다.
소세포암은 수술보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의 경과가 좋다.
이에 비해 비소세포폐암은 초기에 수술하면 비교적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초기 폐암의 경우 위암과 간암, 대장암 등 복부장기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활발한 것처럼 흉강경 수술이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흉강경 수술은 옆구리 가슴에 3~4곳의 구멍을 낸 다음 내시경 장비를 삽입시켜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떼어내 환자의 위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빠른 회복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외래 통원치료센터 활성화를 통한 항암화학요법, 기관지내시경을 활용한 시술, 3차원 입체방사선치료 등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항암치료도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가속화돼 빠르게 치료율을 높여가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
센터장 강진형 교수
흉부외과 성숙환 , 박재길
호흡기내과 김영균, 김승준, 강지영, 이진국
종양내과 강진형, 홍숙희
방사선종양학과 김연실
영상의학과 한대희
핵의학과 유이령
병리과 이교영
전문간호사 이정훈, 이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