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가 치료 과정 중에 약효가 떨어지면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삶의 질 지수가 약효소진 현상이 나타나기 전보다 각각 10%와 11%까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소진 현상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약물 효과가 점점 떨어져 떨림, 경직, 통증 등의 증상이 보다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에 앞서 최근 국내 파킨슨병 환자 905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삶의 질 지수를 비교 조사한 결과를 최초로 발표했다.
학회는 파킨슨병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척도(UPDRS: 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를 환자의 일상생활을 13개의 항목으로 구분해 4점 척도로 평가했다.
총점은 52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수행능력은 저하되는 것으로 진단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효소진 증상을 겪지 않은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점수는 9.1점이었으나, 이를 겪는 환자의 경우 14.1점으로 나타나 약 10%(총점 52점 중 5점 차)가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효소진현상을 겪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수행능력 13가지 중, ‘걷기’ (1.39점)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다.
다음으로는 ‘떨림’ (1.32점), ‘글씨쓰기’ (1.24점), ‘옷 입기’ (1.19점) 순의 불편을 겪었다.
이번 조사에선 성별에 따른 차이도 분석됐다.
여성환자는 약효소진현상이 발현됐을 때 대체로 남성보다 평균 약 2.8% 정도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더 떨어졌다.
여성이 ‘침흘림’을 제외한 모든 조사항목에서 남성을 앞섰다.
약효소진현상 발현 시 삶의 질 11% 저하
가장 어려움 ‘다른 사람과 함께 돌아다니기’
이번조사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평가척도(PDQ-8: Parkinson’s Disease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8)는 8개 문항을 통해 평가됐다.
총점의 평균은 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은 약효소진현상을 겪게 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11% 떨어졌다.
약효소진 현상을 겪지 않은 상태의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24.5점, 약효소진 현상 발현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35점이었다.
약효소진현상 발현 시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아다니기(46점)’를 가장 크게 삶의 질이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았다.
다음은 ‘옷 입기’ (40점), ‘우울한 기분’ (37점) 순이었다.
또 약효소진 현상을 겪을 경우 ‘대인관계 시 파킨슨병 증상으로 생긴 당혹스러움’, ‘의사소통’각각 15%, 12%가 더 떨어졌다.
성별에 따른 삶의 질 차이는 약효소진현상 발현 시 여성들이 평균 2.2% 정도 낮았다.
이들 여성은 남성 환자에 비해 가장 크게 삶의 질 저하를 겪는 항목으로 ‘우울감’을 꼽았으며 남성 환자에 비해 10.3% 정도 더 낮았다.
대개 약효소진 현상은 약물 치료 후 3-5년이 지나면 나타나며 1회 복용 시 5-6시간이 유지되던 약효가 3-4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파킨슨병은 주로 50세 이상에게서 발병하는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 질환 중 하나이며 치매 다음으로 유병 율이 높다.
이 병의 증상은 손발의 떨림, 몸의 관절이나 근육의 경직, 느린 움직임, 걸음이 불편해지는 보행 장애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은 노년기의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8년간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4년 30,798명에 비해 2012년 74,627명으로 2.4배가 증가하는 등 파킨슨병 환자의 증가 추이는 향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학회 손영호 회장은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이며 운동장애와 함께 정서적, 사회적 장애가 함께 동반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약효소진 현상이 찾아와 약효가 잘 듣지 않게 되면 기존에 유지해오던 일상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환자들은 크게 당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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