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이 건강에 도움 된다고 소개한 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애용하는 ‘오일 풀링(Oil Pulling)’이 국내의학자에 의해 ‘폐렴’을 유발한 사례가 논문으로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오일 풀링은 공복상태에서 한 숟가락 정도의 기름(깨 기름 또는 해바라기 씨 기름)을 입에 머금은 다음에 약 10분에서 15분 정도 입안에서 오일을 굴리다가 뱉어내는 것으로 입안의 노폐물과 세균을 씻어내면서 침샘과 점막을 통해 독소를 뱉어내는 일종의 디톡스요법이다.
이를 경험한 이들은 '치아가 하얘졌다', '구내염이 없어졌다', '관절염이 나았다', '얼굴 부기가 빠져 젊어졌다', '수십 년 앓던 모공각화증이 사라졌다', '불면증이 없어져 수면제를 끊었다', '두통이 없어졌다' 등 각종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최근 국내에선 오일 풀링의 효과를 담은 책까지 나왔다.
오일 풀링은 인도에서 시작된 민간요법이다.
‘아유르베다’라는 고대의 경전에선 치아 건강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도에서 출간한 몇 편의 논문에 따르면 오일 풀링은 치아건강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데다 무분별하게 따라했다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 눈길을 끈다.
최근 중앙대병원(원장 김성덕)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사진)는 SIC급 국제 결핵과 폐질환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Tuberculosis and Lung Diseases) 2014년 2월호에 오일 풀링이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오일 풀링과 연관돼 발생한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Recurrent lipoid pneumonia associated with oil pulling’/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92022182-32.pdf)이란 논문을 발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사례로 2년 전 6개월 새 4번이나 폐렴이 걸린 56세 여성 환자의 경험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 여성이 처음과 두 번째 폐렴까지는 흔하게 경험하는 병쯤으로 생각했지만 한 달 뒤에 세 번째 발병하자 수개월 새 세 차례나 걸리는 것이 의외라고 봐 기관지내시경과 면역상태에 대한 철저한 검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여성 환자에게서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던 데다 혈압 약 이외엔 특별히 다른 약 복용도 하지 않으며,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스쿠알렌 등도 복용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그녀가 네 번째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 다시 한 번 철저하게 평소의 습관이나 건강요법을 체크하다가, 첫 입원하기 2주 전부터 오일 풀링이라는 건강요법을 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평소 오일 풀링을 하던 중에 입 안에서 여러 가지 균들을 머금고 있던 기름의 일부가 목 뒤로 넘어가 후두와 기관지를 거친 다음, 폐로 스며들어가면서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켜 폐렴을 유발하게 된 사실을 찾아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녀는 입원 중에 오일 풀링을 중단했다가 퇴원하면 또다시 병원에서 얻었을지 모르는 독소와 병균(?)을 없애기 위해 더욱 열심히 했으며 반복된 과정에서 6개월간 4번의 폐렴이 발병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일 풀링을 즉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으며 그녀는 김 교수의 말에 수긍한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폐렴의 재발은 없었다.
김재열 교수는 “오일 풀링은 아직 과학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이번 사례와 같이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해 노인의 경우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며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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