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서 즐겨오던 ‘바둑’이 두뇌의 기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88803524-54.pdf)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또다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사진) 연구팀은 뇌 영상연구를 통해 장기간의 바둑훈련이 두뇌 기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한국기원’과 같이 협회 소속의 평균 12.4년 훈련한 바둑 전문가를 대상으로 뇌의 기능이 일반인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에 맞춰졌다.
이번 연구에선 바둑 전문가 17명(비교군, 평균 연령 17세, 남: 14명, 여: 3명)과 일반인 16명(대조군, 평균 연령 17세, 남: 12명, 여: 4명)를 대상으로 MRI 영상 중 하나인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를 촬영했다.
fMRI는 뇌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농도 변화를 측정, 뇌 신경세포의 활동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다.
연구팀은 비교 군과 대조군의 뇌 기능을 명확히 검사하기 위해, 사전에 외부 자극 없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fMRI를 촬영했다.
이 결과 비교 군이 대조군보다 정서적 처리(보충설명1)와 직관적 판단(보충설명2)에 관여하는 편도체와 안와전두엽 부위의 기능이 활성화됐다.(그림 A, B 참조)
공간적 위치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부위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정서적 처리란 외부의 정서적 자극이 들어올 때 이를 빨리 처리해서 소화해냄을 의미한다. 가령 공포영화의 무서운 장면을 보게 되면 이를 빨리 잊거나 무시 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받은 자극을 처리할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직관적 판단은 어렵게 계산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처리하는 것을 가리킨다.
바둑을 두면서 복잡한 수계산 끝에 다음 수를 결정할 수 있지만, 직관적으로 ‘다음 수는 여기다’ ‘이때는 수비하자, 공격하자, 참자’ 등을 감각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러한 직관적 판단은 오랜 수련을 통해 잠재기억 속에 각인돼 복잡한 계산 없이 특정한 맥락, 패턴을 보고 튀어나오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즉 바둑 전문가가 일반인보다 정서, 직관적 판단을 처리하는 뇌 부위들이 서로 잘 연결돼 하나의 자극에 일련의 합목적적인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뇌 기능적 연결성)
공간적 위치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부위도 마찬가지다.
권준수 교수는 “이러한 발견은 인간의 뇌기능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장기간 반복된 수련을 통해 뇌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 말했다.
요즘 인지신경과학 분야에선 특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전문가들의 뇌기능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별히 인지신경과학분야는 보드게임 전문가들의 직관적인 판단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인지과학자들은 보드게임 전문가들이 이 같은 직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고도의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정상인이 인지하기 어려운 다양한 패턴들을 처리하는 특별한 뇌 회로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미 지난 2010년 한국기원과의 협력으로 오랜 기간 바둑훈련을 받아온 프로바둑기사들의 대뇌 백질의 해부학적 연결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뇌영상 학술지인 <Neuroimage>에 게재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이보다 더 나아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기능적 측면에서 뇌의 연결성을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에 관한 최신동향을 담고 있는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10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