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20~40대 장질환자’ 전체의 56.4%‥‘소화관’ 위험

대한장연구학회, “중증 막고 예방엔 ‘조기 진단과 적극 치료’가 관건”

20~40대 장질환자가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해, 소화관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끈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양석균)는 심평원의 통계를 근거 삼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국내염증성 장질환자가 2009년 40,144명에서 2012년 44,897명으로 3년 사이 11.8% 늘어난 데다 이중 20~40대 장질환자가 절반이상을 차지해 소화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며 절제 수술이나 대장암으로 악화되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이들 장질환자가운데 절반 정도가 질환을 제대로 몰라 증상을 겪은 뒤 6개월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장질환은 희귀 난치성 질병이긴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에 따라 정상인처럼 살 수 있을 정도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질환 증상의 인식을 높여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20~40대 장질환자, 전체의 56.4%
사회활동 인간관계 어려움으로 ‘심리적 압박’ 극심

염증성 장질환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병 율이 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이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장기간 또는 평생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으로도 불린다.

이 병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서구화된 식생활 등이 요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자들은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재발로 고통 받고 있다.

이중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의 주역을 맡고 있는 20~40대가 전체 환자의 56.4%(2012년 기준)를 차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학회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5월 19일)을 맞아, 국내 염증성 장질환자 600여명이 참여한 서베이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해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염증성 장질환으로 학교와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 압박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환자가운데 63.7%는 조퇴, 결근, 휴직에 따른 스트레스, 압박감을 받고 있으며, 61%는 새로운 사람과 관계 형성에서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46.8%는 업무 성과와 성적이 떨어진데다 36.9%는 자살 충동을 느끼며, 74.2%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20~40대의 경우 타 연령대에 비해 스트레스, 압박감을 느끼는 비중이 높았으며, 삶의 질 하락도 평균보다 높았다.

20~40대 장질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사회나 일반인들이 질환에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면서 올바른 인식을 갖춰 사회생활에서 불편이 없길 희망했다.
10명 중 9명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길 바랐다.

20~40대의 질환으로 사회생활 어려움 (단위: %)

병원 방문 늦은 이유는 낮은 ‘장 질환 인식’
“조기진단과 적극치료가 중증 낮춘다”

염증성 장질환은 대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질환이 중증 화되거나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된다.

조사 결과, 증상이 나타난 뒤 6개월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는 41.2%, 이 가운데 25.5%(153명)는 1년 이상을 넘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빨리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는 ‘질환인 줄 몰라서’가 71.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11.8%로 질환 증상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다급한 상황이다.

증상 경험 후 1년 지난 후 병원 찾은 이유 (단위: %)

장연구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8.5%를 차지하는 10대의 경우 설사, 복통 등을 주변 사람들이 꾀병으로 오해받아 증상을 가볍게 여기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은 최근에 진단받은 환자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1989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크론병 환자 2,043명의 임상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6년 이후 최근엔 면역조절제와 생물학제제의 사용을 더 일찍 시작해, 과거 환자 대비 장 절제 수술률이 감소돼 만성적이거나 재발되는 질환도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석균 학회장은 “설사, 복통, 혈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염증성 장질환은 희귀난치성 질환이긴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에 따라 질환이 없는 정상인 못지않은 삶을 살 수 있다”면서, “오랜 투병으로 가족 간의 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뒤따라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크론가족사랑회 문현준 회장은 “10대 환자의 경우, 질환 증상을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생긴 것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많아 질환 증상을 올바로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궤양성 대장염 환우회 UC사랑회 한정혜 회장은 “질환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나 사회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 환자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