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내분비학회 주도 大會 ‘3대 국제학술대회’로 발돋움

강무일 이사장

내분비학회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SICEM Seoul 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2013)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대한내분비학회(이사장 강무일 회장 김경진)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전 세계 내분비 의료진과 과학자 1,500여명이 참석해 내분비분야의 새 연구 동향을 공유, 국제적 공동연구를 위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대회에선 김경진 회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발표와 기조강연 4회, 국외 초청 연자 30여명의 논문 70여 편이 공개되는 심포지엄 등 다채롭고 폭 넓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강무일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회는 국내 학회가 주도하는 내분비 분야의 최초 국제 학술대회로 유럽내분비학회(ECE), 미국내분비학회(ENDO)에 이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 이사장은 “최근 한국인에게 호르몬 이상으로 생기는 내분비질환 당뇨병,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학회는 이번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를 통해 학문적 발전은 물론 국민의 내분비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내분비학회는 1982년 창립 이래 갑상선질환, 당뇨병, 신경내분비질환, 골대사질환과 비만 등의 학문적 연구를 위해 활발한 정보교류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이날 학회는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의 의미와 신경내분비, 갑상선 분야의 최신 연구경향을 발표했다.

학회가 발표한 주요내용은 이렇다.

학회 연구경향 발표내용(좌로부터 유순집 학술이사, 백자현 교수, 김태용 교수)

우리 몸의 생체리듬 어떻게 조절되나(?)

생체리듬과 신경내분비회로

생체리듬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조셉 타카하시(Joseph Takahasi /UT사우스웨스턴 메디칼센터, 미국) 박사는 ‘생체리듬의 분자적 양상에 관한 최신 지견’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백자현 교수(고려대 생명과학부)는 생체리듬과 신경내분비 시스템에 대한 해외 최신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백 교수는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은 뇌의 신경내분비계를 비롯한 여러 부위에서 조절돼 만약 잘못되는 경우 1차적으로 불면증, 우울증, 당뇨 등의 대사질환 등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화와 수명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타카하시 박사는 이런 생체리듬에 주요인자로 작용하는 CLOCK이라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한 과학자로서, 이후 최근까지 CLOCK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유전자들을 비롯해 어떻게 우리의 생체시계가 조절되는 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 타카하시 박사가 발표한 최근 연구결과는 인체의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인 일주기생체리듬에 연관되는 인자들을 지놈 (genome) 수준에서 광범위하게 분석해 총체적인 유전체 조절에 의한 생체시계,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것을 밝히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리듬(biological rhythm)은 생명체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주기성을 말한다.

생명 현상과 질병의 병인에서 생체리듬의 주기성과 연관성이 점차 밝혀지면서 수면장애를 비롯해, 암, 우울증, 대사질환, 심혈관계 질환, 신경내분비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생체 시계 개념이 도입돼 치료효과를 높이려는 시간생물학(chronobiology)이 각광받고 있다.

백 교수는 “ 이러한 생체시계의 중추역할을 하는 신경내분비 시스템에 회로의 조절을 기초과학뿐 아니라 내분비 임상연구와 접목시켜 이해한다면 현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꼽히는 대사질환 치료나 노화 예방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대상= 알아두면 좋은 갑상선질환에 3가지

김태용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한국인 대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갑상선 질환의 특성과 치료 경향”을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인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 경향 외국과 다르다.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해 현재 항갑상선제, 방사선요드, 수술의 세 가지 상호보완적 치료방법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 한국인의 갑상선기능항진증 초기치료는 약 97%에서 항갑상선제 치료가 이뤄지며, 수술적 치료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즉, 한국은 외국과는 전혀 다르게 항갑상선제 치료가 매우 선호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방사성 요드 치료에 대한 의사나 환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됐다.

국내 연구결과, 비타민 D결핍 여성에서 갑상선염 증가
김 교수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약 2,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남성과 달리 여성에서만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결핍일 때 정상인 경우보다 갑상선염을 앓고 있을 위험도가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전 여성은 비타민D결핍 여성의 16%에서 갑상선염이 있는 반면, 비타민 D가 충분한 여성에서는 4%에서만 갑상선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경 전 여성에서 비타민 D결핍을 예방하는 것이 갑상선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김 교수는 설명했다.

갑상선기능검사, 계절 따라 1.4배 저하증 진단 차이
또, 김 교수는 갑상선기능검사를 어느 계절에 받느냐에 따라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1,750명의 경도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와 2,800명의 정상갑상선기능을 보이는 건강검진대상자들을 추적 분석한 결과, 여름과 가을에 검사를 받은 환자 중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정상기능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봄, 겨울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겨울과 봄에 시행한 갑상선 기능검사에서 경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었을 경우 바로 약을 먹지 말고 여름이나 가을에 다시 한 번 측정해 병의 경과를 살핀 뒤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