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행한 포괄수가제를 인권적 관점에서 문제와 개선방향을 다룬 토론회가 개최돼 의료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토론회는 지난 22일 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산하 의료인권소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부종식 변호사(변협 의료인권소위원)는 “포괄수가제는 환자의 의료선택권·알권리·소비자의 권리, 의사의 의료 수행권·직업수행의 자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제한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제도”라며, “환자는 의료소비자, 의사는 의료제공자로서 각각 의료기본권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이기에 이를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 다”고 밝혔다.
부 변호사는 이 때문에 “제반의 문제를 고려할 때 포괄수가제 도입은 재고되거나 혹은 적용대상과 범위의 전면적인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주 의협 보험이사는 의료현장에서 포괄수가제로 환자와 의료사의 의료인권 침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사례를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가장 먼저 산부인과 수술에 사용해 할 유착방지제에 얽힌 포괄수가의 부작용을 뽑아 들었다.
이 보험이사는 “유착방지제는 제왕절개 등 자궁수술시 다른 장기와 유착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치료재료다. 가격이 비싸 포괄수가로 묶인 의료현장에선 사용하지 못해 환자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중증환자 기피현상도 포괄수가의 문제로 꼽았다.
이 이사는 복합상병이나 합병증 중증환자가 내원했을 때, 의료기관으로선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포괄수가로 수술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환자나 의료기관이 입원기간을 선택할 수 없는 문제도 포괄수가로 생긴 의료인권 침해 사례로 꼽았다.
이 이사는 환자들이 수술 후 출혈이나 통증 등 부작용이 우려돼 입원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게 되면 의료기관으로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손해를 감수해야 하거나, 아니면 퇴원을 권고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내치핵근본수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수술은 평균 9일 정도의 입원진료를 하게 되지만, 부작용이나 환자의 상태나 특성에 따라 늘어날 땐 의료기관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보험이사는 “포괄수가제는 최선의 치료보다 최소 비용만 중시해 과소진료와 의료의 질 저하를 유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론에 나선 안선영 변호사(건보공단 선임전문위원)는 “포괄수가제 도입과정에서 시범사업까지 포함한 15년간의 실증적 자료가 있는데다 의료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으며 7개 질병 군에만 적용하고 있다면서 환자상태나 병원 종별 등을 감안해 다양한 가격에 초과비용 지불이 가능할 수 있는 기전까지 마련돼 환자와 의료인의 기본권 침해나 제한이 문제될 소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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