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류마티스 환자 10명 중 3명 ‘발병-진단까지 1년 이상 소요’

류마티스 관절염환자 10명 중 3명이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유대현,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센터장 배상철 교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인 환자들의 진단 지연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환자의 10명 중 3명은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걸리며, 지연된 만큼 일상생활의 기능장애가 심했다.

이 연구는 한국인 류마티스관절염 코호트(KORONA)의 환자 5,376명 중 분석이 가능한 4,540명(남자668명/여자3,872명)을 대상으로 진단 시기를 조사했다.
이 결과, 72%(3,267명)는 발병 후 1년 이내 진단을 받아 치료한 반면, 나머지 28%(1,273명)는 1년 이상이 걸렸다.

유대현 이사장

진단 늦은 환자 연령대 높다.

이들은 1년 이내에 진단 받은 환자와 비교해 연령이 높았다.

1년 이상 진단이 늦어진 환자의 연령대는 55.6±12.1년으로 1년 이내 환자 52.7±12.1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차이(p<0.001)를 보였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자신의 관절을 스스로 공격하며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2년 이내에 환자의 70%정도가 관절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학회 유대현 이사장(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은 “류마티스관절염은 대개 3개월이 지나면 20%, 1년이면 60%, 2년이 되면 70%의 관절 손상이 진행된다. 조기에 발견해야 적절한 치료로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 연령이 높을수록 진단이 지연되는 양상을 보였다.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을 노화에 따른 골관절염 증상쯤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마티스인자, 항CCP항체 음성 환자 진단 시기 늦다

진단은 여러 임상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되며 류마티스인자와 항CCP항체가 한 요소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활막염의 유무이며 이외 침범된 관절의 분포, 개수, 증상이 있었던 기간을 확인한 뒤 진단하게 된다.
류마티스인자나 항CCP항체가 양성이라고 해서 꼭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음성이라고 해서 없는 것도 아니라며 전체적인 임상증상과 징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유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 결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5,376명 중 4.4%(236명)가 혈청음성 환자였다.
방사선적 손상, 즉 뼈의 손상은 5,376명 중 2,066명을 제외한 3,310명(혈청음성환자 125명, 혈청양성환자 3,185명) 중 80.3%(2,659명)에게서 발견됐다.

혈청음성환자는 83.2%(104명)로 혈청양성환자의 80.2%(2,555명)보다 비율이 높았다.

혈청음성 환자들은 진단까지 기간도 2.4±4.3년으로 양성 환자 1.7±3.9년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면서 7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5,376명(혈청음성환자 236명/혈청양성환자 5,140명)을 분석한 결과, 혈청음성 환자의 발병 후 진단까지 기간은 2.4±4.3년, 혈청양성의 경우 1.7±3.9년으로 밝혀진 것이다.

심승철 홍보이사

최찬범 홍보위원

학회 심승철 홍보이사(대전 을지대병원 류마티스 내과)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뼈의 손상이 진행될 경우,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데다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짚는 일이 힘들다. 여성이 대부분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로선 머리감기, 손톱 깎기 등 기본적인 외모 손질조차 어려워 외부 활동도 꺼려진다”면서 “현재 생물학적제제 등 발전된 치료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음지의 환자들이 바로 류마티스인자가 음성으로 나오는 이들이라고 공개했다.

심 이사는 “대장암 진단을 위해선 내시경과 함께 CEA 라는 혈액 검사를 시행한다. 혈액검사의 양성, 음성 결과와 무관하게 내시경에서 종양이 발견되면 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혈액 검사와 무관하게 뼈 손상이 진행되는 류마티스인자 음성 환자들은 질병활성도를 평가한 뒤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 늦은 환자 기능장애 심하다

진단이 늦어진 환자에게선 질환의 중증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질병 활성도나 관절염의 증상을 완전히 없앤 뒤 검사 수치를 정상화시키는 관해 도달률은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기능장애에선 차이가 났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기능장애(HAQ: Health Assessment Questionnaire)를 조사 결과, 진단이 늦어진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이 더 높았다.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로 유의한 기능장애(HAQ >1.0)를 보이는 환자 중 1년 이상 진단 지연된 환자에게선 26.9%(343명), 1년 이내 진단 환자는 22.5%(735명)로 통계상 유의한 수준의 차이(p=0.0018)를 나타냈다.

학회 최찬범 홍보위원(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은 “진단이 지연될수록 관절손상이나 기능장애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질병 초기부터 관절 손상이 시작됐다는 뜻"이라면서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지면 손상을 조절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에 진단받지 못하면 치료를 통해 증상이 없어져도 기능장애는 남아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다"며 “조기에 발견해 기능장애 없이 관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