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책 없는 전공의 정원감축은 ‘위험’"

학회, "환경 개선, 교육 질 향상이 먼저다" 쓴 소리

“정부의 의지대로 인력수급대책 없이 전공의 정원 감축 방안을 강행하면 많은 비뇨기과 수련병원들이 기능을 상실하거나 심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우려는 부산지역병원을 들여다보면 사실로 드러난다.
동아대병원의 경우 현재 비뇨기과에 3년차 전공의가 2명뿐이다. 만약 올해 지원자가 없으면 내년부터 정원이 모두 회수돼 사실상 수련병원 자격을 잃게 된다.
인제대 백병원도 마찬가지다.
부산대병원과 고신대병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저 년차 전공의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감원방침대로라면 2015년부터는 부산의 6개 수련병원 모두가 전공의를 받지 못하게 된다.”

정문기 회장

한성원 차기회장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정문기 부산의대)는 16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보건복지부에 전공의 감축 방침보다 인력수급 대책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복지부가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려는 목적은 충분히 이해한다. 비뇨기과학회도 지난 몇 년간 단계적으로 줄이려는 계획을 논의해왔지만 수련병원에서 빈 인력을 대처할 수급대책 없이 추진하려는 정책방향엔 동의할 수 없는데다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최근 내년도 전공의 모집계획 방안을 확정하고 전공의 정원을 3,982명에서 3,735명으로 247명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뇨기과는 전공의 정원이 올해 115명에서 내년도 92명으로 20%(23명)가 줄게 된다.
게다가 3년 이상 전공의를 뽑지 못하면 정원배정을 아예 회수할 계획이다.

비뇨기과학회는 이 정책이 복지부의 의도대로 추진되면 전국 수련병원 중 절반 이상이 마비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은 "전공의 정원 감축은 각 수련병원 비뇨기과의 존폐가 걸린 문제"라며 "정작 나와야 할 의료인력 정책은 단순히 줄이기보다 수련환경 개선과 교육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가면서 단계적으로 감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는 한성원 회장(연세의대)도 "비뇨기과학회는 이미 수년전부터 단계적인 전공의 정원 감축 계획을 수립해왔지만 이러한 의견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전공의 수급계획은 병원협회가 아닌 학회와 의견조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와 연착륙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의 예고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