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약값인하, 처방에 영향 ‘없었다’‥“의도적 주장”에 불과

국내제약계 일부 “의사의 오리지널 약 선호심리 자극”

4월 약값인하 이후 국산 제네릭의 처방건수는 줄고 다국적 사의 오리지널 처방약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심평원이 4월부터 시작된 약가인하가 국내 처방약 시장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 제약계와 증권가의 주장을 뒤집는 분석 자료를 내놔 관심을 끌었다.

이 자료는 최근 의약계 내와 증권가에서 나돌고 있는 약가인하로 생긴 국내제약사와 다국적 사의 오리지널 처방약 점유율에 새 변화를 가져왔다는 주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제약 계 일각에선 약값의 일괄 삭감으로 국내 제약 산업의 피해가 없었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 성급하게 의도적으로 내놓은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심평원이 공개한 자료가 지난 4월~5월 진료 분의 원외처방 약비를 모니터링한 것인데다 잘해야 2달 남짓한 결과라면서 약가인하가 국내 처방약 시장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는 제약 계와 증권가의 지적을 반박할 잣대로 활용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달았다.

약가인하가 이왕이면 같은 약값이거나 약간 비싸더라도 오리지널 약을 처방하겠다는 의사의 심리를 자극, 국산 제네릭의 처방건수를 줄게 하고 다국적 사의 오리지널 약 점유율을 높였을 것이라는 게 국내제약 계의 논리와 증권가의 평가다.

그러나 심사평가원이 30일 발표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값이 같은 가격으로 인하된 지난 4월~5월 진료 분의 원외처방약비 모니터링 결과는 달랐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5월 총 의약품 비는 전년 동기 대비 16.4%(4월 17%) 감소했지만, 연간 약값 자연증가율(2011년 증가율 4.7%)을 반영하면 약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5월 청구점유율(심평원 제공)

구분

2011년 5월

2012년 5월

2011년 4월

2012년 4월

전체
100

100

100

100

국내사
74.9

75.7

75.1

75.0

다국적사
25.1

24.3

24.9

25.0

또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사의 품목별 인하율 차이를 반영, 분석한 결과, 5월 오리지널 약의 점유율은 24.3%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0.8%, 전월(25%)과 비교해 0.7% 줄었다.

같은 성분 내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금액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4월 1.9% 감소에 이어 5월도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량도 4월에 1.1%, 5월엔 2.1%의 감소율을 보였다.
약값인하가 이런 추세를 나타낸 오리지널의 처방을 늘게 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심평원의 핵심 주장이다.

게다가 2010년 10월 리베이트 처벌법의 시행을 앞두고 의사 대 국내 제네릭을 주도해왔던 일부 국내제약사간의 마찰이 아직 식지 않았다는 게 모 관계자의 귀띔이다.

당시 개원의들 사이에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반대하면서 쌍벌죄를 찬성한 나쁜 회사'로 지목된 일부제약사를 영업현장에서 왕따 시키거나 아예 영업사원을 출입금지하는 현상마저 나타났던 과거를 회상하는 느낌이다.

심평원이 왜 약값인하가 의약품 처방추세 변화와 연관 없다는 자료까지 공개하면서 서둘러 나섰을까?

그 뒤엔 최근 정부의 약값인하가 국산 제네릭의 처방건수를 줄게 하고 오리지널 약을 늘게 했을 것이란 제약 계와 증권가의 분석 자료를 인용한 각종언론의 보도가 되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보건복지부나 심평원의 심리를 압박했을 것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