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시해 35주년을 맞은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전국민건강보험 시행, 보장성 강화 등 건보제도의 괄목할 성장을 자랑했다.
그러나 고령화 등 인구구조, 질병패턴변화, 저성장 등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과제가 놓여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35년을 맞아 국민건강보험공단괘신위원회를 올해 출범 건강보장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 그리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연구해오고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념사 원문.
건강보험 시행 35주년 및 창립 12주년 기념사
이 자리에 함께하신 건강보험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건강보험 시행 35주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4주년, 그리고 우리 공단 창립 12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빛내주기 위해 참석해주신 우리공단의 홍보대사님(임현식, 오상진), 성광 직장노조위원장님,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이번 창립기념행사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 안산에서 ‘사랑실은 건강천사’의 100번째 의료봉사활동 등 다양한 특별행사와 함께 거행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오늘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을 받으신 내외 수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그동안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공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서도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77년 처음 도입된 이후, 그동안 35년의 성상을 쌓으며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제도도입 당시와 비교해서 변화된 모습을 몇 가지만 일별해 보면,
첫째,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인 제도도입 12년만에 전국민건강보험을 달성하여 국민 누구나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제도 도입년도인 ’77년에는 건강보험 적용 인구가 총인구의 8.8%인 320만명에 불과했지만, ’12년 현재 의료급여를 제외한 96.9%, 4,940만명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을 정도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둘째, 질적 측면에서 국민의 건강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기대수명이 ’80년 65.9세에서 ’10년 80.4세로 14.5세나 증가하여 OECD국가 평균(79.5세)을 넘어섰습니다. 영아 사망률도 ‘80년 17.0명에서 ’09년 3.5명으로 감소하였는데, OECD 국가(평균 4.4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5년 동안의 암 생존율이 '96~'00년 44%에서 ’05~’09년에는 62%로 1.4배나 증가하여 국민들이 더 오래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 국민의 의료접근성 또한 크게 높아졌습니다.
국민 1인당 의료기관 평균 방문일수는 ’90년 7.9일에서 ’11년 18.8일로 20여년간 2.4배나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요양기관수는 6배, 의사수는 4.4배 증가하여 필요할 때 언제든 신속히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넷째, 건강보험의 보장성도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습니다.
’87년에 한방에 이어 ’89년에는 약국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었고, ’05년에는 암, 심뇌혈관 등 고액?중증질환, ’10년에는 임신출산진료비 지원 등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오늘부터는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틀니도 보험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체 국민의료비 지출 중 본인부담금의 비중은 74.0%(‘80년)에서32.2%(’10년)로 41.8%p가 낮아져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 부담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건강검진 대상자 확대로 큰 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80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최초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이래 ’95년 전국민 건강검진, ’09년 생애전환기 및 영유아 검진 등 전생애에 걸친 검진으로 그 대상을 확대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세계에서도 모범적이고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공단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들에 제도운영 경험을 계속 전수하고 있어 국민건강보험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와 같은 건강보험의 발전을 위해 보험자인 우리 공단 임직원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지만, 가입자이자 건강보험의 주인인 국민의 사랑과 관심,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계의 협력, 그리고 제도를 관장하고 있는 정부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제도를 일구고 발전시켜온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평소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체계를 부러워하던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한 ‘건강보험개혁법’이 지난달 28일 연방대법원에서 합헌 판결을 받음으로써 1912년에 루즈벨트 대통령이 도입에 실패한 이후 꼭 100년 만에 마침내 미국도 전국민건강보험을 실현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은 2014년까지 전국민의 건강보험 적용을 의무화하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이것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89년 전국민건강보험을 달성한 우리나라에 비해 25년 늦게 우리와 같이 전국민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양국간에 건강보험과 관련된 여러 가지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건강보험과 함께, 우리 공단은 ’08년 7월부터 ‘사회적 효’를 실천하기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정착시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11년 1월부터는 4대 사회보험료 통합징수업무까지 수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사회보험의 중추기관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건강보험제도와 그 운영주체인 공단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해왔지만, 최근 사회 전반에 진행 중인 급속한 환경변화로 인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받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소득수준 향상과 경제발전의 그늘로 나타나는 양극화 심화 등에 따라 향후 복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인구구조, 질병패턴,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등 구조적인 요인이 기인하고 있어 해결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인구 감소와 함께 노인진료비의 급증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노인진료비는 최근 10년간 5배나 증가하였고, 2020년에는 약 4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결국, 재정을 부담할 계층은 줄어드는데 반해 써야할 계층은 급속히 늘어나는 구조가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30세 이상 건강검진 수검자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으로 나타나는 등 질병패턴 역시 급성기질병에서 만성질환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최근 8년간 만성질환 진료비가 3배 이상 급증하여 전체 진료비의 3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 건강?복지욕구 증가에 따른 보장성 확대 요구, 불공정한 부과체계로 인한 국민 불만 증가와 이에 따른 재정기반 확대의 어려움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현안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공단은 금년 1월 17일, 외부전문가와 임직원 및 노조가 전사적으로 참여하는「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를 출범하여, 보험자로서의 35년 경험을 토대로 건강보장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연구해 왔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건강보험 자격부과체계단일화 연구단’ 등 8개 연구단에 199명이 참여하였으며, 94차례의 토론 및 자문, 32차례의 단별 보고회 등 총 126차례의 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실천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 이제 최종적으로 연구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구보고서에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건강복지 플랜’의 비전과 구체적 실천방안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건강복지의 비전은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대 전략 목표는
① 선진국 수준의 건강보험 보장성 달성
②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건전재정 기반 조성
③ 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 제공입니다.
아울러 3대 전략목표 달성을 위한 5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지속가능한 보장성 강화’방안은 건강보험 보장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 저소득층 보호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의 재난적 의료비 부담을 해소하는 한편, 필수의료 중심으로 보장성을 확대하는 것이며,
둘째,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방안은 불공정한 현행 부과기준의 형평성을 높여 국민의 수용성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건전 재정기반을 조성하는 것이고,
셋째, ‘예방?검진?건강증진체계 구축’방안은 만성질환 등 질병구조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단이 보유한 전국민 건강정보DB를 활용하여 평생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체계 구축과 함께 만성질환 관리 등 질병관리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며,
넷째, ‘급여결정 구조 및 진료비 청구심사지급체계 합리화’방안은 가입자의 대리인인 보험자가 선량한 재정관리 책임자로서 보험급여여부 및 가격 결정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제 역할을 수행하여, 급여비 지출관리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진료비 청구심사지급사후관리 등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재정누수와 행정낭비를 줄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중장기 미래발전 전략 수립’은 건강보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형 지불제도의 연구, 약가 및 약품비 적정화 방안, 의료자원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등의 미래발전 전략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비전과 목표, 구체적 실천방안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곧 정부에 겸허히 제안하고, 국민들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소통하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건강보험의 나이가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루고 성과를 거두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선’ 이립(而立)과 ‘의심이 없어지고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불혹(不惑)의 나이 중간 지점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 공단이 지금까지 건강보험 운영에 있어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우리가 자칫 판단을 잘못하거나 제도개선, 개혁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앞으로 30년, 50년 후의 건강보험 미래는 절대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공단은 건강보험의 보험자로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지킨다는 자긍심을 갖고 국민의 평생건강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건강보험 35주년, 창립 12주년인 오늘 우리 공단은 무엇보다 먼저, 국민에 대한 서비스 기관으로서 ‘국민의 소리를 겸허히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지속가능한 건강보장 발전,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건강복지 플랜의 실천을 통해 모든 국민이 ‘진료비 걱정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비전과 보험자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에도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7월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 종 대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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