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인공 와우 난청환자 언어인지능력 향상에 효과적”

14일 코엑스, 한림대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 연제 발표

사람의 뇌는 신비롭다.
이러한 뇌를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뇌의 기능 중 ‘뇌 가소성’이라는 것이 있다.
‘뇌 가소성’은 기억, 학습 등 새로운 변화에 따른 뇌기능의 유연한 적응능력을 말한다.
대개 사람이 말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뇌의 시각기능이 강화돼 눈으로 입모양을 관찰해 뜻을 인지하려는 뇌 가소성이 일어난다.
뇌 가소성은 시각과 청각의 감각기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정보에서 언어의미를 파악하는 대뇌의 고위 인지기능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효정 교수는 오는 14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주제-신경과학분야 중개연구의 첨단지견 : 기초에서 임상까지)에서 ’인공와우사용자에서 청각이나 시각으로부터 언어정보추출 기능의 변화‘를 주제로 인공와우환자의 언어인지능력에 대한 최신 지견을 소개한다.

<그림 1> 상측두회 활성화 정도

인공와우환자, 정상인보다 청각인지기능 2.6배나 높다

이 교수는 인공와우이식수술을 받은 청각장애 성인 12명을 실험 군으로, 10명의 정상청력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결과를 언어정보를 말소리와 입모양을 통해 제시했다.
연구팀은 말소리와 입모양으로만 언어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따라 대뇌의 활성화 정도를 뇌 영상을 통해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상적으로 말소리를 이해할 때 상측두회의 청각영역을 주로 사용하며 입모양으로 이해할 때는 청각영역을 상대적으로 덜 이용하게 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림 1)

이 교수가 지난 2007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입모양을 보고 이해할 때엔 난청환자들은 정상적인 경우와 달리 청각영역을 많이 사용하며 입모양과 맞게 말소리를 머릿속으로 연상한다. 이를 통해 말소리의 뜻을 이해하도록 처리하는 부위가 뇌 영역이라고 밝혔다.(Brain 2007).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난청환자들이 인공와우이식수술로 청각이 회복된 뒤 말소리를 알아들을 때 상측두회의 청각영역 활성화 정도는 정상인과 비슷하면서 입모양으로 언어정보를 이해할 때 청각영역 활성화가 정상인보다 2.6배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오랜 난청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의 입모양을 보고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에 뇌가 적응, 기능이 변한다며 인공와우이식으로 청력을 회복했지만 기계를 통해 들리는 소리의 음질이 떨어져 의사소통을 하면서 입모양을 통해 얻는 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림 2> 전전두엽 활성화 정도

대뇌 고위인지기능은 ‘인공와우환자’ 정상인보다 앞선다

주위의 소음으로 상대편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 경우 사람은 자연스럽게 입모양을 보면서 상대방의 말에 집중한다. 이때 사용되는 영역이 고위인지기능과 연관된 전전두엽이다.
주로 입모양을 보고 이해할 때만 사용되고 말소리를 알아듣기 위해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말소리를 알아듣는 데는 거의 어려움이 없지만 소리 없이 입모양만으로 알아듣기가 훨씬 어렵다.
인공와우환자들은 입모양을 보고 이해할 때는 정상적인처럼 비슷하게 전전두엽을 사용한다. 이들이 말소리로만 알아듣는 경우 정상인보다 더 많이 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
이 교수는 이를 두고 “인공와우환자들이 말소리만으로 알아듣기 위해선 정상인에 비해 대뇌가 더 많은 주의력과 인지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 “인공와우환자 재활치료방법 개선”에 활용

뇌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의 능력이 달라도 주어진 정보에 반응하는 방식에 적응, 살아가는데 편리하게 기능을 변화시킨다.
뇌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사람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행동패턴이 바뀌고 습관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난청환자들은 대뇌의 청각기능이 상실되고 상대적으로 시각기능이 강화돼 눈으로 보는 정보에 의존하면서 의사소통을 한다.
인공와우이식수술을 받은 난청환자들은 수술로 인해 대뇌의 청각기능이 점차적으로 회복되면서 동시에 활성화된 시각기능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강화해 언어정보를 인지하는 대뇌의 전전두엽에까지 영향을 미쳐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인공와우이식수술을 받은 난청환자의 청능재활치료 과정에서 재활방법을 향상시키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와우이식수술

인공와우이식수술은 양측 귀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한 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하여도 청력에 도움이 안 될 때, 인공와우를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인공와우는 달팽이관 내에 남아 있는 나선신경절세포나 말초 청신경을 직접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대뇌 청각중추에서 소리를 인지하도록 한다. 와우이식은 일반적으로 양측 귀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지만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에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시행한다.

대뇌의 구조

전두엽
전두엽은 대뇌반구의 전방에 있는 부분으로 전전두엽 관련 영역을 가져 기억력·사고력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하며 다른 연합영역으로부터의 정보를 조정하고 행동을 조절한다.

전전두엽
전두엽의 앞부분으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결정하는 고위인지기능을 담당한다.

측두엽
측두엽은 대뇌반구의 양쪽 가에 있는 부분으로 청각연합영역과 청각피질이 있어 청각정보의 처리를 담당한다.

상측두회
측두엽의 윗부분으로 청각인지기능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