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병원 암센터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서울시북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 병실에 투병생활을 하는 김모씨(70세, 남)은 “더 이상 적극적인 항암치료는 어렵지만, 통증이 나타날 때 마다 제때 통증을 완화시켜주기만 해도 숨 쉬는 게 덜 힘든 것 같다.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미칠 것 같이 아프다”며 호소한다.
하지만 김씨는 “조금 아프다고 자꾸 진통제에 의존하다보면 중독이 될 같아 불안감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면, 죽을힘을 다해 참다가 못 참으면, 의사를 부른다”고 말한다.
말기 암 환자들은 김 씨처럼 통증이 발생하면 무조건 참으려고 한다.
산고의 고통보다 심하지만 참으려는 이유는 진통제를 맞으면 중독될 까봐 스스로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말기 암 환자들은 제때 통증관리가 안될 경우 심신은 더욱 쇄약해지고, 우울감이 깊어져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통증을 느낄 때 적극적으로 아픔을 나타내고 이에 따른 통증관리를 해야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서울시 북부병원이 ‘표준 통증평가도구 사용을 통한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조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말기 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64%가 자신이 느끼는 통증의 상태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들의 통증 표현이 주관적이며, 부정확한 표현 등으로 제 때 진통제를 투여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 통증평가 도구’를 사용해 암 환자의 통증관리를 시행한 결과 환자의 통증 표현 수준은 18% 증가했으며, 통증 관리 만족도는 64%에서 90%로 늘어났다.
또 표준 통증평가 도구를 사용하기 전, 2개월 동안 몇 명에게 1502건의 진통제를 투여했지만, 이후는 1320건만 요구해 약 12%가 감소했다.
결국 진통제를 적시에 투여한 것이 통증조절 실패로 이어져 전체 진통제 투여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팀 김윤덕 과장은 “통증관리를 위한 주사제나 약을 복용하는 것은 중독가능성이 매우 낮다. 왜냐하면 통증이 완화되면 투약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말기 암 환자의 경우 통증 없이 생활하는 것이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통증 관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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