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40대 이상 국내성인 BMI '男 24.3-女 24.9‘ 과체중

박지완 교수

8,838명 데이터 분석 ‘유전에 환경적·생활적 요인’ 영향

40대 이상 국내 성인의 평균 BMI는 남자가 24.3, 여자가 24.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연령대의 체중은 대한비만학회가 규정한 비만기준에 의거 ‘과체중’에 속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의과대학 의학유전학교실 박지완 교수는 질병관리본부가 구축한 지역사회 코호트에서 수집한 8,838명(39세 이상 성인, 평균연령 52세/남자 4,179명, 여자 4,659명)의 한국인 데이터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성인남자 37.2%, 여자 38.6%는 BMI 25 이상으로 비만에 속하고 남자 2.89%, 여자 6.95%는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상태다.

박 교수는 질병관리본부가 한국인 유전체 분석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대용량 유전체 정보 활용을 위한 협력연구’ 지역기반코호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석연구의 세부과제 책임자로 전장유전체정보와 임상-역학정보를 활용한 비만과 고혈압 등 질병위험예측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지난 7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마음 홀에서 ‘한국과 핀란드의 주요 질환에 대한 분자역학’을 주제로 열리는 ‘제2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유전에 성별, 나이, 고혈압, 흡연’ 등 환경적·생활환경 규명

부모가 비만한 집안은 아이도 비만한 경우가 많다.
여러 전문가들이 비만을 유전 측면에서 찾게 되는 이유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이면 아이의 비만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0% 정도 늘어난다고 본다.

또 일부 연구는 비만의 40~70%가 가족 내 유전성을 보인다고 밝히는 등 유전성이 증명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구의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최적의 유전변이를 이용해 서구인을 대상으로 한 비만위험예측의 정확도는 57.5%에 불과했다.
이 연구는 여러 대규모 코호트를 대상으로 한 전장유전체 분석에도 불구하고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유전적 변이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환경적, 생활적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에게서 비만이 유발되는 것은 유전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성별 ▲나이 ▲고혈압 ▲흡연 ▲음주 등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비만위험요인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해 위험예측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박 교수는 “기존의 연구에서 보고된 비만 유전자변이는 서구사회, 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들 유전자 변이 정보를 기초로 개발한 위험예측모델을 동양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일례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국립보건원(NIH)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고도비만일 경우가 비만이 된다”고 말했다.
WHO와 NIH에서 규정하는 과체중 기준은 BMI 25이상 29.9이하, 비만 기준은 BMI 30 이상이다.
국내 비만학회 규정은 BMI 23이 넘으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으로는 유전이외에 성별, 나이, 혈압뿐 아니라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적 요인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비만이 되는 데는 유전적 요인 뿐 아니라 다양한 생화학적, 환경적, 생활 습관적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이들 생활환경요인에 따른 비만정도는 개인 간의 유전적 차이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며 “비만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인요인을 총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위험예측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호트연구란?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해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방법으로 시간적 개념이 포함된다.
여러 현상과 요인들의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알 수 있고, 다른 질환과 관계도 파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으로 2000년 국립보건원 유전체 센터가 설립되면서 12개 질환군별 (▲심혈관계 질환 ▲뇌신경계 질환 ▲당뇨 및 내분비질환 ▲면역질환 ▲골격계 질환 ▲폐 및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폐암/유방암/난소암 ▲생식의학 및 불임 ▲간 및 소화기 ▲선천성 기형 및 유전질환 ▲조혈계 질환) 코호트가 구축됐고, 30만명을 목표로 다양한 지역사회 코호트가 구축되고 있다. 특히 2007년 안성, 안산 코호트 참여자 약 1만명에 대한 50만개의 단일염기다형성 정보가 발굴됐고, 다양한 임상역학정보를 이용한 전장유전체연관성연구 결과를 발표된 바 있다. 지금도 다양한 코호트의 유전-임상-역학정보가 발굴되고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