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친정에 맡겨…단란주점 유흥비로 사용
정부 산하기관들이 국민의 혈세를 부당하게 사용하고는 지출내용을 거짓으로 꾸미는 등 범죄수준을 이미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승용 국회의원(여수을.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국제보건의료재단이 출장여비와 가족수당, 시간외수당 그리고 기관운영판공비, 사업개발비 등을 부정하게 수령하다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며 “이들 공공기관들이 규모가 작아 감시 대상에 빠진다는 허점을 악용해 조직 내에서 부도덕하게 예산을 편취 또는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가 이들 기관들을 상대로 올해 3월과 5월, 그리고 지난해 5월 정기 감사한 결과, 이들 산하기관 내 직원들은 서로 봐주기로 출장여비와 가족수당, 시간외수당 그리고 기관운영판공비, 사업개발비 등을 부당하게 사용해오면서 개인 편취까지 했다고 전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경우 출장을 갔다며 출장비를 받은 14명이 버젓이 사무실에 남아 시간외 근무를 했다며 수당을 챙기는가 하면, 토․일요일과 휴가․명절 기간 중에 고향(강원도 강릉시)에서 15차례에 걸쳐 874,400원을 사용해놓고 ‘○○○○우수제품업무협의’ 등으로 허위 기재, 청구하는 등 직원이 돌아가며 총 36회에 걸쳐 1,379,070원의 사업개발활동비를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충격적인 것은 모 여직원이 강원도 강릉에 있는 친정어머니에게 진흥원 법인카드를 맡겨 임의로 사용하도록 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주 의원은 이 여 직원이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받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진흥원의 제 식구 감싸기가 범죄를 야기할 만큼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3월 현재까지 가족수당을 받고 있는 직원 148명의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제출받아 적정 지급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중 25명이 대상에서 빠져야 할 주민등록에 올라 있지 않은 부모 등과 법적으로 이혼한 배우자, 만 20세 직계비속의 몫까지 총 8,574,000원(2009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을 부당하게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규정 상 주민등록에 올라 있지 않은 부모 등과 법적으로 이혼한 배우자,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할 만 20세 직계비속은 가족수당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진흥원은 자문위원들에게도 부당이득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예산집행과목 및 집행기준에 각종 자문회의에 참석하는 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200,000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어겨 가며 회의시간이 지체됐거나, 참석자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또는 대학병원 임상교수라는 이유만으로 12건의 자문회의 참석자(58명)에게 총 6,700,000원의 참석수당을 지급했다.
주 의원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도 이와 유사한 부도덕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2008년 1월 이후 총 6명의 직원에게 주민등록에 없는 부모 등에 8,730,000원의 가족수당을 지급하는 등 총 1천만 원이 넘는 국고를 부당하게 집행했다.
또 보수규정 등에 지급근거가 없는 책임교수 4명에게 “특정업무비”를 월 200,000원씩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원장의 묵인아래 내부결재를 받은 후, 2007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12개월 동안 총 8,427,000원의 특정업무비를 월정액으로 지급했다.
이와 함께 직책수당을 받아 시간외수당을 지급할 수 없는 부장(3급과 지역센터장(3급 또는 4급)에게 불법으로 2008년 이후 총 1억2천만여원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불해왔다.
게다가 개발원은 25명의 퇴직자의 퇴직금 산정 기간을 부풀려 2008년 이후 2천6백여만 원을 초과 지급해왔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특근사실 확인은커녕 증빙자료도 받지 않은 채 2009년부터 식대 총 796건, 1,300만여 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던 사실도 적발됐다.
주 의원은 국제보건의료재단의 예산집행행태가 위험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용내역에 대한 영수증이나 지출 증빙서류도 전혀 없이 기관운영비 1,30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해온데다 재단직원 4명이 재단법인카드를 2007년 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재35회에 걸쳐 총 13,704,410원을 초과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놀라온 사실은 이들이 재단법인카드를 사용이 금지된 단란주점에서 유흥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의료재단도 보건산업진흥원이나 보건복지인력개발원처럼 시간외수당, 가족수당에서 부정 지급이 있었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주 의원은 “이러한 부당행위가 발생하는 것은 단지 규모가 작다는 이유에서 국회나 정부의 감사에서 빠진데다 언론이나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관할부처가 매년 철저하게 감사를 벌여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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