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자 진료 받을 수 있게 제도 개선 시급
최근 보의연이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한 NECA 보고서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기존의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만들어졌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도 유명 가수, 아나운서 등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됐다.
문제는 자살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이 수집한 근거를 바탕으로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을 정리했다.
국민 20명 중 1명 우울증 경험
우울증은 2주 이상 증상이 계속돼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일 정도로 누구나 앓을 수 있으며 치료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정신 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를 숨기려고 방치하게 돼 자살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 명)에 이르면 지금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전 국민 중 2.5%(약 100만 명)로 추정된다.
그러나 심평원 청구 자료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 정신과 등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29만 명이며 이중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만 명으로 15%에 불과하다.
자살시도자는 치료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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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스피에르의 자살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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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등에서 사용하는 자살의 공식적 용어는 ‘고의적 자해’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고의적 자해’로 1만5413명이 사망해 1일 평균 42.2명으로 34분의 1명꼴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31.0명으로 1년(2008년)사이 무려 19.3%나 증가했다.
국내 6,51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갖고 있으며 이중 우울증과 알코올 남용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자살 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라는 의미다.
'자살기도'라는 병명만으로는 국가의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사보험에서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자살기도를 했던 자가 재시도해 사망에 이를 위험이 가장 높은 위험 군이지만 신경정신과적 진료를 받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건강보험의 혜택과 사회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자살 예방 위해 사회적 개입 시급
최근에는 학업 등의 문제로 청소년의 자살과 생활고로 죽음을 선택하는 생계형 자살이 늘어나 이제는 개인의 책임으로만 미룰 수 없게 돼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
우울증과 자살 사회적 편견 없애야
게다가 일반인들은 ‘정신과, 정신병원, 정신병, 정신과환자, 정신과약’ 등의 표현이 ‘내과, 내과병원, 내과질환, 내과환자’에 비해 부정적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이와 함께 우울증, 자살도 마찬가지로 현실도피,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학교,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검진에서도 증상을 숨기고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자살을 기도해 응급실 등 병원으로 온 사람들은 정신과 등 병원 치료를 받도록 연계시켜 의도자체를 예방하고 있다.
현재 자살예방정책 평가 필요
자살을 막기 위한 예방 프로그램으로 늘고 있으나 효과여부를 점검할 시점에 와 있다.
정부가 지하철 스크린도어 확대설치, 한강 교각 정비, 자살사이트와 같은 정신유해사이트 차단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적인지 평가가 할 필요가 있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 또는 개선해 나가야 한다.
심리적 부검 통해 자살예방대책 마련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내어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198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살률이 30명이 넘었던 핀란드는 1988년 자살자들의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예방대책을 마련한 뒤 2008년에 들어서면서 10만 명당 18명 수준으로 낮췄다.
심리적 부검이란 자살자의 원인을 찾기 위해 성장 과정, 의학적 병력, 사회적 과거력, 최근 상황 등을 중심으로 심리를 자세하게 조사와 검토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경찰의 조사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도록 한다면 효과적인 자살예방대책을 마련에 계기가 될 것이다.
자살예방기관 간 자료연계 개선방안 모색
우리나라의 경우 자살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현황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비롯해 각 유관기관과 병원 등의 자료 연계를 통해 실질적이고 폭넓은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러나 여러 기관의 자료연계는 개인정보보호 등으로 현재 적용시키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호주, 핀란드, 스웨덴 등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연구목적을 위한 각 기관의 자료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도 공익적 차원의 연구를 위해 여러 기관의 자료를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며, 자살감시체계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조맹제 교수는 ”자살은 사회문제이면서 의료문제로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중의 하나“라며 ”의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우울증의 조기 발견, 지속적인 치료와 자살기도자의 향후 치료와 관리를 위해 국가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보의연 연구진과 함께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우울증 임상연구센터(보건복지부 지정),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이 참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의연은 22일 연구성과확산센터 홈페이지(http://ktic.neca.re.kr)와 QR코드를 통해 이 보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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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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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7-23 10: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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