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이 6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조직은 물론 같이 일하는 상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안상윤 교수(사진)가 지난해 전국 9개 종합병원 277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 국내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조직으로부터 강하게 소외감을 느끼고 있고, 그 결과 업무수행에 있어서도 제대로 능력발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조직이나 상사로부터 제대로 된 복지나 정신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해 조직이나 상사에 대해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일하는 조직에 진심으로 충성하려는 인식도 약해 조직과는 겉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점 척도로 된 통계조사에서 정규직 근로자들의 조직에 대한 신뢰도 점수는 3.7점이지만 비정규직은 2.3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조직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에 비해 조직이나 상사로부터 차별적으로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인식한 결과다”고 진단했다.
또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의지를 진단하는 고객지향성 지수 조사에서도 정규직은 3.3점이었지만 비정규직은 2.1점에 그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직무수행 의지가 매우 위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직과의 일체감을 나타내는 지표인 조직몰입에 대한 5점 척도에서는 정규직이 3.9 점으로 높은 일체감을 보인 반면, 비정규직은 2.7 점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비정규직이 조직과 잘 어울리려고 하기보다는 언제든지 조직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비정규직이 높은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인사관리 정책이 요구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안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타의로 비정규직이 된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있는 동안 조직이나 직장의 상사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인식함으로써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부정적 정서는 사회 전반에 대한 원망이나 자아상에 대한 부정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안 교수는 “사회 전반에 비정규직 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사회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며, 비정규직을 채용하더라도 조직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각별한 인사관리 기법의 적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학술진흥재단 등재지) 제11권 제3호에서 ‘종합병원 직원들의 조직지원인식이 직무태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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