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유시민 장관 22일 전격 사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직에서 물러나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다.

유장관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연금법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정책 사안은 대략 정리가 됐기 때문에 (내가)보건복지부에 있는 자체가 해로울 수 있어 사의를 표명한다며 (앞으로 거취에) 자신의 뜻과 다르게 당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유장관은 퇴임 후 복지부 장관을 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 국민들에게 복지 분야를 알리는 책을 쓰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자신이) 당원이고 국회의원으로 일상적으로 할 일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유 장관은 "대선 후보 경선은 물론 대선에 나가겠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안나가겠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다"며 "저는 한번도 대통령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정치한 적이 없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유장관은 22일 오전 국무회의를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장관으로서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오후 5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퇴임식을 갖는다.

이에 앞서 유장관은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달 6일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으나 노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 후속대책 마련 등 할 일이 더 있다는 노대통령의 뜻에 따라 그동안 장관직을 수행해왔다.

▲ 유장관 기자회견 내용

대통령이 수용할 것 같은가?

내일 국무회의가 있기 때문에 뵙게 될 것이고, 원하는 쪽으로 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19일 노 대통령이 “대세를 거스르지 않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사퇴를 최종 결정하는 배경이나 계기가 됐나 ?

내 자신도 그런 생각이다. 대의가 있어도 세력이 없으면 일이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 옳은 말씀이다. 대의명분이라는 것은 정치적 행위가 성공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고 세력이 있어야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되는 것이다.

당 진로 문제와 관련된 질문인 듯 한데, 저는 열린우리당 당원이고, 2·14 전당대회에서 결정된 대통합 결의를 했기 때문에 이를 따를 것이다. 그런 결의가 완벽한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힘들고 저 개인적으로 달리 생각하는 부분이 없는 것 아니지만 대통합 결의는 원칙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당 진로에 관한 말씀과 사퇴 결정은 관계 없는 것으로 봐 달라.

당으로 복귀하는 것 자체에 “오지 말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원래 하던 일이 글 쓰던 일이었고, 장관직 수행하면서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많은 일을 보고 겪었기 때문에 책을 쓰려는 것이지, 그런 말을 의식해서는 아니다. 보건복지분야 여러 정책에 관련해 국민들이 오해하는 것이나, 잘못 판단하시는 것이 상당히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민들께 충언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기로 한 것이다.

과천으로 올 때 순탄치 않게 왔다. 최근에도 당에 못 돌아오게 해달라는 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저도 답답하다. 미디어에 비치는 제 모습을 제가 봐도 참 고약한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많은 미디어에서 그렇게 보도하고 있고, 제가 또 그렇게 보도할 만한 빌미를 제공한 탓도 있을 테니까 누구를 원망할 수는 없는 일이죠.

다만 저의 노선과 정책을 비판하시는 것은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저의 인격에 대한 공격이나 비방은 아름답지 못한 것이죠. 돌이켜보면 국회에서 당에서 활동할 때 올바른 주장을 필요할 때 꼭 하자고 생각하고 했었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말을 하더라도 친절하게 했어야 하는데, 제가 부족함이 많아서 친절하지 못하게 일을 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좋지 않은 느낌 을 받을 수 있었다고 여긴다. (난)다른 사람에 대해 노선과 정책을, 때로는 세게 공격하기도 했지만 인격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제가 대통령의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하거나 대통령을 팔아 무엇을 한 적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건 데 없다. 많은 정치인들이 특정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익명으로 비방하고 언론이 중계방송하는 장면을 저와 가족이 매일매일 지켜보면서 고통스럽다. 저에게도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이지만, 이런 것이 저의 인격을 재는 도구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그 분의 인격을 재는 도구로도 쓰인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굉장히 큰 좌절감에 빠져 있는 정치인일 뿐이다. 부담이 돼서 책을 쓰러가는 것은 아니고 책 쓰는 것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고 장관으로 일한 자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집필 내용은 보건 정책에 한정되는 것인가?

대부분 사회투자 전략, 건강 투자에 관련 된 것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모르겠다 책 한 권 쓰는데 7개월까지야 걸리겠습니까. 그렇게 오래 걸리면 글 쓰는 사람이 굶어 죽죠.

대선주자로 나설 생각이나 후임 장관은?

후임 인사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직분에 어긋나 건너뛰겠다. 예전에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적도 없고, 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그런 질문은 당혹스럽다. 제 지지율도 거의 안 나오는데 왜 자꾸 보도하냐고 언론에 항의한 적도 있다. 헌법과 법률에 따른 피선거권은 물론 있지만, 권리가 있다고 아무나 도전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출마한 적도 없고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안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다. 대통령 되는 것을 목표로 정치한 적 없다.

저는 지금 국회의원이고 장관 수행하면서 저로선 과분한 책임을 맡아 사회적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내가 ‘노의 남자'라는 얘기를 들으면 여러 느낌이 있다. 저는 유시민이거든요. 저는 누구의 사람도 아니고 누구의 대리인도 아닌 내 자신이다. 제가 좋아서 지지하는 지도자가 노무현 대통령인데 그 동안 두 번 국회의원 당선되고, 장관까지 한 행운을 얻었으니 나는 노무현 정부와 정치적 생사를 함께 할 사람이다. 설사 이 배가 침몰한다하더라도 뛰어내릴 권리가 내겐 없다. 내게 주어진 정치적 운명을 받아들인다.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를 특별히 누구에 대한 충성이나 별난 충성심으로 본다면 아직 우리 정치 문화가 잘못된 것이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