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지방간질환자 절반이상 알고도 방치

지방간질환자 50% 이상은 자신의 병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어 인식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이영석, 가톨릭의대) 가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전국 12개 병원에서 간질환자 및 건강검진을 받은 1,775명(내원자 1,620명, 일반인 135명)을 대상으로 지방간 및 간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일반적인 인식도 조사결과 25%는 지방간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기는 현상으로 알고 있었고, 3명중 1명은 만성간질환 및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 및 C형 간염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30%는 지방간 또는 간염증 수치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지만 지방간 질환자의 52%는 지방간 진단을 받고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문제는 응답자 3명 중 1명은 자신의 음주량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간질환이 있는 그룹의 한 달 음주량(7.25병)이 간질환이 없는 그룹(4.52병) 보다 1.6배 높게 나타났다. 또 한 달에 소주 8병 이상 마시는 사람 중 71.1%는 자신의 주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1주일에 소주 8병 이상 음주자들은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병원에서 금주를 권고 받아도 6.9%는 술을 계속 마시겠다고 응답했고, 15.7%는 노력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또 고등학교 이상의 고학력자에서 음주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알코올성 간질환이 사회생활과 밀접함을 보여준다.

이에대해 학회에서는 “자신의 잘못된 음주로 지방간에 걸렸어도 술을 끊기 힘든 것으로 술 권하는 우리사회의 음주행태를 반영하며, 간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간 발병, 간수치 이상, 간질환 발병 빈도는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으로 이어지면서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비만인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병원에서 지방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빈도가 3.5배, 간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빈도가 2.2배 높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29%는 병원 권고가 있더라도 체중감량을 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체중감량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분석한 비만률 1998년 26.3%, 2001년 29.6%, 2005년 31.7%의 지속적 증가율을 토대로 2025년 국내 성인 2명 중 1명은 비만 환자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와 관련해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은 증가하는데, 환자의 치료 의지는 부족해 치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간질환 유병률은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과체중 및 비만 비율도 감소했다. 반면에 음주량은 고등학교 졸업자 그룹이 월평균 소주 6.29병으로 가장 높고, 전체적으로 고학력자에서 많았다. 따라서 교육 수준 및 사회 경제적 요인이 음주와 비만 등과 연관된 개인의 간질환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영석 이사장은 “지방간의 유병률과 인식도 조사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기존의 우리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알코올성 지방간뿐 아니라 이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비만 및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증가의 영향으로 빠르게 증가하는데 반해 일반인 및 환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대부분 간질환이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는 것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가 일로에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한 대책 마련은 이제 대한간학회가 담당해야 할 새로운 책임이다”고 강조했다.

또 “간의 날을 계기로 일반인들도 간질환에 대한 이해와 환자입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