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면밀한 상태 파악과 면역기능 평가' 통해 신장이식 결정
향후 C19 감염 말기신부전 환자 '이식 수술 결정'에 크게 도움 될 듯
정병하 교수 "감염병에 취약한 환자도 안전하게 신장 이식할 수 있음 보여준 실제 사례"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 "이번 증례 통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란 희망 주게 됐다"
[보건타임즈]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신장이식팀 신장내과 양철우, 정병하 교수, 혈관이식외과 윤상섭, 박순철 교수)이 최근 C19 감염돼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를 회복시켜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사진 좌측부터 박윤재 코디네이터, 박순철 교수, 환자와 공여자 부부, 정병하 교수)
대개 신장이식은 부모, 형제, 자매와 같은 가족을 대상으로 공여자를 찾았지만, 한국의 핵가족화로 형제, 자매와 자녀 기증이 감소하면서 배우자는 혈연관계 공여자 못지않게 큰 공여자로 바뀌어왔으나, 혈액형 부적합으로 공여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성공 이후, 부부 이식이 비혈연 간의 신장이식 중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식 전 말기신부전 환자 현00(남, 46세) 씨의 상태는 이랬다.
신장이식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돼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에 현 씨 부부는 코로나 19 치료에 집중, 회복한 지 3개월 된 시점에서 그의 부인 김00(여, 44세) 씨의 신장을 받아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진행하게 됐다.
센터는 이식 후 8주가 경과한 현재, 이식 신장 기능과 환자, 공여자 상태가 모두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신장을 나눈 애틋한 부부의 사랑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게 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코로나 19 감염의 고위험군에 속해있으며, 이때와 예후도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장이식을 준비하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코로나 19 감염 후 회복되더라도, 신장이식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이 환자가 받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일반적인 이식과 비교해 항체 제거 요법을 포함한 고강도의 면역억제 요법을 치료받아야 해 신장이식을 시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장기이식센터는 환자가 코로나 19 감염 음성 전환 판정을 받은 후, 환자의 면역기능을 Coronavirus ELISPOT(고착화효소항체법) 검사를 통해 확인한 다음 항체 생성 여부 검사도 진행, 코로나 19로부터 완전히 회복됐음을 판단한 뒤, 바이러스에 충분한 면역기능이 있음을 재확인했으며 이후 신장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이러한 코로나 19 감염 후 완치 여부를 철저한 점검한 뒤 시도된 이식 수술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선례가 거의 없어, 향후 C19에 감염력이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이식 수술 결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병하 교수는 "이번 신장이식은 말기신부전을 앓는 환자와 같이 감염병에 취약한 환자들도 C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의료진의 면밀한 환자 상태 파악과 환자의 면역기능 평가를 통해, 신장이식까지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제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말기신부전을 앓는 환자가 감염됐던 C19를 치료 후 안전하게 신장이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염려가 있었으나, 이번 증례를 통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까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됐다"면서 "가정의 달을 맞아 이들 부부의 신장기증을 계기로 다시금 가족 사랑을 되새기는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969년 3월 국내 최초 신장이식 시도한 이후 2021년 4월까지 신장이식 3,500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2009년 5월 첫 시작으로 현재까지 320례를 성공적으로 시행해 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28 11: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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