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교수 연구팀, '난청 환자 293명' 분석한 결과
'청각 신경병증', 소리 감지되나 말소리 구분하는 변별력 떨어지는 난청 형태 질환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 '보청기 재활 어려우며 치료법 불명확 혼란' 가중
약 5% '15명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 속한다
이들 중 60%, 저주파 청력 고주파보다 나쁜 '상승형 청력도'
청각 재활 수단 인공와우 수술 결과, '유의미한 말소리 변별과 청각 회복'
논문, 국제학술지 'Otology and Neurot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그동안 원인과 치료방법에 뚜렷한 지침이 없어 수수께끼로 여겨졌던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의 진단, 청각 재활, 인공와우 수술 결정의 지침이 마련돼 치료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청각 신경병증은 소리 자체가 잘 감지되지만, 말소리를 구분하는 변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난청의 한 형태를 가리킨다.
이 가운데 후천성 청각 신경병은 난청 환자에게 가장 효율적이면서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보청기 재활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재활과 치료방법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환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사진 좌 교신저자, 1저자 김예리 진료전문의 우)은 원내 진료실을 찾은 모든 난청 환자를 상대로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이 얼마나 흔하게 나타나는지와 진료현장에서 이를 진단할 방법, 환자들의 청각 재활방법을 비롯해 인공와우 수술 중 측정된 ECAP 전극반응과 수술 결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분석에 들어간 난청 환자들은 총 293명으로, 순음 청력역치가 26~70 데시벨에 속하는 경도와 중등 난청에 속했으며, 6세에서 60세 사이 난청이 시작된 경우만 포함됐다.
이 중 5.1%에 속하는 총 15명은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의 60%가 저주파 쪽의 청력이 고주파 쪽보다 상대적으로 더 나쁜 ‘상승형 청력도(저주파 난청)’ 패턴을 보인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난청에서 상승형이 가장 드물게 나타나는 패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현상은 청각 신경병증을 의심해봐야 할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으로 진단한 15명 가운데 원인 유전자는 총 7명에게서 확인됐다.
원인 유전자의 발견은 청각 재활종류 결정에 큰 도움이 되지만, 유전자 발현 부위 자체가 인공와우 수술의 예후를 예측하게 해줄 수 있어서다.
이뿐 아니라, 기존에 각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병한 청각 신경병증의 인공와우 결과가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원인 유전자가 발견된 환자들은 흥미롭게도 모두 상승형 청력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 상승형 청력도 환자를 진료할 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면 원인 유전자를 찾을 확률이 매우 높을뿐더러 청각 재활 방침 결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 환자 중 13명은 청각 재활 수단으로 인공와우수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병변이 내유모 세포나 인접 지지세포, 시냅스에 국한된 환자는 물론 수상돌기나 신경원 세포를 포함, 기존에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더라도 수술 후 유의미한 말소리 변별과 청각 회복을 보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원인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술 중 전극반응이 좋지 않았던 환자도 인공와우를 통해 어음 변별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이다.
유전자의 발현 위치가 신경원 세포를 포함해도 수술 결과가 좋을 수 있다는 근거가 정립돼 의미 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소리 감지나 순음 청력은 남아 있지만, 말소리 변별이 순음 역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환자들은 전문의의 정밀한 진료를 통해 후천성 청각 신경병증 여부, 인공와우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을 1천여 례 이상 시행해 온 권위자이면서 청각 재활 전문가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저명한 국제 학술지 'Otology and Neuro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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