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절반, 음주자 39% '음주 규제 필요성' 동의
우리나라, 선진국보다 '음주 규제' 미비한 상황
[보건타임즈] 술이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즉 술이 암 발생과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공인된 물질이지만 국민 10명 중 7명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담배'가 1군 발암물질로 인식하는 국민은 88.5%에 달했지만, '술'이 같은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이 33.6%에 그쳐 상당수가 이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 조사결과)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사진)가 최근 실시한 '대국민 음주와 흡연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6.9%가 한두 잔의 음주는 건강에 별 영향이 없다고 봤다.
한두 잔의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고 여긴 국민은 34.0%에 그쳤지만, 오히려 한두 잔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국민이 18.0%나 됐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인식과는 다르게 술은 담배와 함께 WHO 산하 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대한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속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우리나라 국민은 적었다.
술과 담배가 둘 다 똑같이 해롭다는 국민이 37.4%에 그쳤으며,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조차 66.4%가 몰랐다.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 현황을 들여다보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음주자의 비중이 높으며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높았다.
20~30대 젊은 층일수록 1회 음주량이 10잔 이상으로 과음(폭음)하는 이들이 많아 금주 정책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국립암센터의 설명이다.
암 예방을 위해 음주를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7.9%가 필요, 금주를 권고하는 것에 48.4%가 동의했다.
만약 음주 규제를 시행한다면 필요한 정책 1순위로는 '술 광고 금지'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공공장소 음주 규제'와 '음주 위해성 알리기'가 뒤를 이었다.
실제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보다 음주 규제가 덜하며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등 대중매체를 통해 술 광고나 음주 장면에 노출되면 청소년의 음주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물론 음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주류광고를 비롯한 음주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국제추세를 살펴보면, 프랑스와 스웨덴은 술에 대한 TV, 라디오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은 알코올 도수 15%∼22%의 기준을 둬 알코올 함량이 이상일 때 술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모델이 25세 이하일 때 주류광고에 출연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주류회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주류상품을 진열해 판촉, 포장하는 과정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에 우리나라는 규제가 상당히 미비하다.
지난 2021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주류광고 제한 조항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주류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도를 따라가기엔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국립암센터의 지적이다. (아래 표 암 예방수칙)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과거엔 한두 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했으나 WHO와 유럽 선진국의 음주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WHO는 건강을 위해선 적정량의 음주가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했다"면서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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