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수단 아직 '청진' 방식에 머물러, 의사 숙련도 따라 결과 차이
287개 엄선된 데이터 기반 AI 모델 개발, '34-레이어의 레즈넷 인공신경망 기술' 적용
정확도 91.2%, 정밀도 94.4% 수준으로 '정확성, 안정성 우수'
김경훈 교수 "소량 메모리 공간만 필요 모바일 기기에 적용과 상시 모니터링 가능"
논문, 네이처 온라인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호흡기 질환을 앓는 소아들에게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숨소리 '천명음'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됐다.
천명음(wheezing)은 폐로 오가는 공기의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면서 압력에 의해 숨을 내쉴 때마다 가슴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호흡음을 뜻한다.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은 소아에서 천식, 기관지염 등으로 천명음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소아 호흡기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천명음을 판별하는 수단은 가슴에 청진기를 댄 뒤 직접 숨소리를 듣는 전통적인 '청진' 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 수단은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검사법이 아니어서 의사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정확도가 상당히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사진)팀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천명음을 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유사한 연구들에서 데이터의 정교함과 모델 정확도가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을 착안, 소아 호흡기 전문가들이 교차 검증한 실제 소아 호흡기 환자의 287명의 호흡음을 기계 학습에 사용했다.
또 연구팀은 정확한 예측을 하면서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34개 레이어의 레즈넷(ResNet)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다.
인공신경망의 레이어는 필요보다 많을 때 예측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져 분석 대상에 알맞은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 천명음 발견엔 34-레이어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결과 개발된 알고리즘은 정확도 91.2%, 정밀도(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값이 얼마나 일정하게 나타나는지 나타낸 수치) 94.4% 수준으로 임상 현장에 충분히 적용할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보였다.
또 이러한 분석은 소량의 메모리 공간만 필요로 해 향후 모바일 기기 등에 적용, 환자 개인별 상태를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훈 교수는 "소아는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아 천명음이 발생하기가 쉬운 데다, 허파꽈리(폐포)의 표면적이 적어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견딜 수 있는 능력도 성인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개인의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전략 수립에 이번 인공지능 모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온라인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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