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헌·박종배 연구팀, '신규 치료 방법과 치료제 개발 실마리' 찾다
신호전달 과정 조절하는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리고세르팁' 발굴
김 교수 "리고세르팁, 향후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하는 새 방식 치료제 후보 될 것"
논문,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간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C형 간염 바이러스 신규 치료 방법과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았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사전 예방이 불가하다.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는 마이크로RNA-122 의존적으로 증식하는 단일가닥 양극성(single-stranded positive-sense) RNA 간암 바이러스다.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만성 간염은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주로 감염돼 전 세계적으로 1억여 명의 환자가 고통받고 있다.
C형 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면 간경화와 간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 김종헌 교수(사진 상단 左. 암분자생물학연구과 수석연구원), 서유나 연구원(右, 암분자생물학연구과), 박종배 교수(하단 左.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성찬 교수(右,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은 C형 간염의 바이러스 증식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또 연구팀은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로 '리고세르팁'을 발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C형 간염의 바이러스 증식 메커니즘 규명과 관련된 이 연구는 지난 2020년 C형간염 바이러스 발견이 노벨상을 받은 바가 있는 만큼 영향력이 큰 성과로 이 연구는 특히 마이크로RNA(miRNA)와도 관련된 연구여서 주목할 만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이 연구는 C19 예방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mRNA가 아닌, 마이크로RNA와 관련된 연구다.
대개 21~23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는 기존 RNA와는 기능이 크게 다르며 mRNA 등과 결합해 주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RNA-122(miR-122)는 간에서만 발현되는 22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이다.
대개마이크로 RNA는 세포 내에서 특정 전령 RNA(messenger RNA; mRNA)의 3프라임 비번역 서열(3′UTR)에 결합해 번역과정을 저해한다.
이와 달리 miR-122는 C형 간염 바이러스 RNA의 5프라임 비번역서열(5′UTR) 끝에 결합해 바이러스 증식을 촉진한다.
즉 유전자 발현 억제가 주요 기능인 것이다.
하지만 간에만 발현되는 마이크로RNA-122(miR-122)라 불리는 마이크로RNA는 기능이 좀 다르다.
miR-122는 간에서만 발현되는 22개 서열의 마이크로RNA로서, C형 간염 바이러스 RNA의 5′(5프라임) 끝부분에 결합해 바이러스 RNA를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단백질의 발현을 증폭시켜 바이러스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간의 간에 존재하는 miR-122를 바이러스 증식에 매우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에 매우 핵심적인 miR-122를 조절하는 상위 신호전달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ELAVL1/HuR(인간 항원 R)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밝혔다.
PLK1의 특이적 저해제로 알려져 있다.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 polo-like kinase 1)은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다양한 단백질의 인산화에 관여하며 종양 유전자로 잘 알려져 항암제 표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ELAVL1/HuR(embryonic lethal-abnormal vision like 1/human antigen R)은 세포 내 중요 리보핵산 결합 단백질(RNA-binding protein)로서 다양한 전사 후 조절과정에 관여한다.
이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로 '리고세르팁'을 발굴해냈다.
'리고세르팁'은 세포 내 PLK1의 인산화효소 기능을 억제, 최종적으로 PLK1 하위 신호전달과정(ELAVL1/HuR-miR-122)을 저해해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신약 후보 물질 '리고세르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간암 세포주·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리고세르팁(rigosertib)은 온코노바 테라퓨틱스(Onconova Therapeutics)에서 항암 임상 3상 평가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이다.
발굴된 C형 간염 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 '리고세르팁'은 현재 항암제 후보로서 3상 평가 중이다.
이 연구 논문의 주 교신저자 김종헌 교수는 "miR-122와 관련해 발굴해낸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그림. miR-122 조절 상위 신호전달 메커니즘)'이 향후 간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고세르팁'은 기존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신약 '소포스부비어'의 아킬레스건인 RNA 바이러스 변이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포스부비어(sofosbuvir, 상표명 Sovaldi)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사(Gilead Sciences)가 개발했으며 복제 효소인 NS5B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IF 12.779) 최신호에 게재됐다.
현재 연구팀은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과 마이크로RNA-122의 조절을 동시에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발광 센서 시스템의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기초연구, 신약개발과 발굴을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뉴스클리핑은 BKT뉴스{www.bktimes.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