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우세준 교수·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공동연구
우리 눈의 카메라 필름 역할하는 '망막', 치매 예측 인자로 주목
성남시 거주 노인 430명 대상 '망막 두께 측정과 주기적 인지기능 검사'
망막 '신경 섬유층' 두께 하위 25%, 향후 치매 유병률 대조군 대비 약 5배 ↑
장기추적 통해 망막 구조-미래 인지기능 저하 관계 밝힌 연구로는 '세계 최초'
논문, 세계적 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망막 황반부의 신경 섬유층 두께가 얇을수록 향후 인지기능 장애를 겪을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밝혀져 의학계의 주목받고 있다.
망막은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 세포의 막으로, 빛을 감지, 시각정보를 처리, 통합해 대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의 망막은 신체의 노화가 될수록 두께가 얇아지면서 시신경의 기능도 함께 저하된다.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대규모 표본으로 장기간 수행된 연구는 거의 없는 데다 10개로 이뤄진 망막층 중 어떤 것이 인지기능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지는 연구마다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
국내에선 아예 연구 자체가 없어 한국인 망막 구조와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사진 左),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右) 연구팀은 성남시 거주 노인 인구 430명을 대상으로 초기 망막 두께를 측정, 망막 두께에 따라 이후 5년 동안 정기적으로 시행한 인지기능 검사 결과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망막 두께의 정밀 분석엔 '빛 간섭단층촬영방법(사진)'이 사용됐다.
이 결과, 여러 망막층 중 황반부의 신경 섬유층(Retinal Nerve Fiber Layer)의 두께가 하위 25%(231마이크로미터 이하)에 속했을 때 치매 발생확률이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속얼기층(Inner Plexiform Layer) 등 다른 망막층은 미래 인지기능 저하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경 섬유층이 얇은 노인은 인지기능 평가 점수(CERAD-TS)가 초기 평균 65.4점에서 시작해 매년 3.79점 감소, 신경 섬유층이 두꺼운 노인층(68.5점 시작, 연 2.42점 감소)보다 인지기능이 떨어졌으며 향후 인지기능의 감소 폭 역시 가팔랐다. (그래프)
이러한 양상은 또 다른 인지기능 평가 도구인 MMSE 검사에서도 같았다.
이 때문에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은 그룹에서 향후 경도인지장애 혹은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게 될 확률은 52.7%로, 대조군의 유병 비율 11.3%를 크게 웃돌며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도가 약 5배 이상 높았다.(표)
이 결과는 한국 최초로 노인 인구에서 인지기능과 망막 구조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인 동시에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망막 구조와 미래 인지기능 저하 간의 관계를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서 의미가 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우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황반부 신경 섬유층의 두께를 측정, 이를 바탕으로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이 질환을 임상 현장에서 조기에 진단,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된 다양한 요인들이 규명되고 있다"며, "망막 구조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혀낸다면 치료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안과학 저널(JAMA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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