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처음 복원됐던 한국 최초의 천주교 김대건 신부의 얼굴이 세 번째로 재복원됐다.
24세 나이에 순교한 김대건(1822∼1846) 신부의 얼굴은 최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소장 한승호 교수)와 조각가인 김일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에 의해 작업됐다. 흉상은 지난달 15일부터 13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 1층 로비에서 성의회관 개관 기념 서울가톨릭미술가회전에 출품돼 전시됐다.
이번에 완성된 김대건 신부의 복원상은 기존의 복원 방식이 얼굴 중심의 복원기술에 큰 비중을 둠으로써 얼굴 외의 부분에 대한 정확한 복원이 소홀했던 것에 비해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의 해부학적 자료를 토대로 완성도를 높인 것이 장점이다.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 해부학 자료 바탕 복원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는 지난 1999년 9월 서울 명동성당 백남용 주임신부로부터 해부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김대건 신부의 얼굴을 복원해줄 것을 의뢰받아 2001년에 김대건 신부의 얼굴을 복원했다.
그 당시 완성된 김대건 신부의 복원상은 과학적 근거에 따른 얼굴 복원이라는 근본 취지에 맞도록 복원작업의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한국인 20대 남자 얼굴의 피부연부조직의 두께, 형태소 자료 등 해부학적 조사는 물론 김대건 신부의 머리뼈의 계측자료 검증, 19세기말 한국인의 두발 및 복식자료까지 조사하여 복원 조각가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며 얼굴 외의 부분을 모두 고려한 과학적 복원방법을 충실히 따랐다.
당시의 작업으로 복원한 김대건 신부의 얼굴은 1971년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에서 조사한 김대건 신부의 머리뼈 계측치와 사진자료를 기본데이터로 활용했으며, 구본주 조각가의 협조를 얻어 복제된 머리뼈를 주형으로 복제틀을 제작하고, 기본틀 사이에 피부물렁 조직의 두께에 해당하는 찰흙을 붙여 얼굴의 형태소(눈모양, 입모양, 눈동자의 위치, 코, 눈썹, 귀모양 등)를 구현시켜 얼굴모양 완성됐으며, 완성된 얼굴과 복제판 머리뼈를 중첩시켜 검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때의 복원상은 한국인의 자료를 토대로 한 최초의 복원상이며, 당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7개월간 검증 수정 거쳐
현재 성의회관 1층 로비에서 전시되고 있는 복원상은 2001년에 완성된 김대건 신부의 복원상을 토대로 2006년 축소된 얼굴상을 제작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기존 복원상이 얼굴 중심의 과학적 복원에 초점을 두어 제작됨으로 인해 머리의 전체적인 비례, 두발에 의한 양괘 , 머리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제작된 문제점이 노출돼, 이를 보완해 보다 완성도를 높인 두상을 새롭게 제작하게 된 것.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는 법의인류학적 관점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대학의 김일영 교수는 예술적 완성도 측면에서 새로이 제작되는 얼굴상을 검증하면서 지난 4월 얼굴과 얼굴 외의 부분 모두를 고려한 복원과 축소상 제작을 완료했다.
이번에 제작한 흉상은 이목구비가 좀 더 뚜렷한 미남형 얼굴형이며, 기존 복원상의 얼굴 부분이 과학적으로 복원된 것임을 인정하고 최대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김대건 신부의 복제 머리뼈와 재 복원된 두상을 비교 수정해 완성됐다.
축소모형의 경우 제작의 크기와 재료의 차이로 인해 약간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최대한 두상의 특징을 파악해 정확하게 옮겼고, 과한 표현이나 기교를 최대한 억제해 과학적 복원의 의미를 살린 것으로 예술적 차원이 아니라 법의학적인 차원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검증과 수정이 계속돼 실제 제작에만 7개월이 걸렸다.
복원된 김대건 신부의 얼굴이 사실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이 복원상이 한국인의 자료를 토대로 한 최초의 복원상이며 현재까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진은 재복원된 聖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청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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