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탈출증 환자 2010년 21,161명→2019년 25,942명 '22.6%' 증가
60대 이상 증가 폭 44.9% '전체 평균의 2배'‥완전 질 탈출증, 60대 비중 88.3%
질환 초기엔 운동과 기구 통해 치료‥증상 심할 땐 '수술치료' 고려
최근 전체 절제술 대신 로봇수술 '조직손상과 부작용' 최소화 환자 부담↓
[보건타임즈] 소위 '밑이 빠지는 병'이라 불리는 골반 장기 탈출증은 자궁이나 방광 등의 장기가 정상위치를 벗어나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혹은 질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이중 빠져나온 장기가 방광류, 직장이면 직장류, 자궁이면 자궁탈출증이라고 부른다.
골반 장기 탈출증은 모두 질벽 지지구조인 골반저부 근육과 탄력섬유가 약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궁탈출증 절반 이상이 방광류나 직장류를 동반하거나 혹은 방광류와 직장류가 진행되는 와중에 자궁탈출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의 골반 장기 탈출증 환자는 201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골반 장기 탈출증 가운데 가장 대표 격인 자궁탈출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1,161명에서 2019년 25,942명으로 9년간 약 22.6%가량 증가했다.
60대 이상 환자의 증가세는 전체 환자의 44.9%를 차지, 전 연령대의 2배에 달한다.
일산 차병원 부인종양센터 김민정 교수(사진)는 "자궁탈출증은 직접 생명을 앗아가는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과 고통을 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특히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층의 삶의 질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는 만큼, 자궁탈출증에 대한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고 말했다.
출산∙노화 따른 '자궁 지지 인대 약화' 직접 원인
수치심에 치료 미뤄 일상에 '큰 불편과 고통' 겪는다
골반과 이어지는 여러 인대 조직들은 골반에 쌓여 있는 자궁이 본래의 정 위치에서 하부위로 밀리거나 이탈되지 않도록 지지대가 돼 도와준다.
출산과 노화 등 몇몇 원인으로 인대 조직이 느슨하게 늘어나거나 손상되면 자궁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기 쉬운 상태가 돼 복부의 압력이 증가하면 자궁이 질 입구 주위로 빠져나오는 자궁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산과 노화 등은 자궁탈출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출산의 경우 산도를 통해 태아를 낳는 과정에서 자궁 인대가 늘어나거나 손상되기 쉽다.
노화는 골반과 이어지는 인대 조직들이 약화한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환자에서 60대 이상 노년층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6.5%, 특히 완전 질 탈출증은 무려 88.3%에 이른다.
비만이나 변비,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어 올리는 생활습관도 복부 압력을 상승시켜 자궁탈출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위험요인이 된다.
가족력도 자궁탈출증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궁탈출증은 초기에 밑 부분의 가벼운 압박감이나 묵직한 느낌, 질을 통해 하강 감 정도의 자각증상을 나타낸다.
또 요실금이나 변실금, 빈뇨와 같은 배변 장애 등을 동반, 삶의 질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자궁탈출증이 더욱더 악화가 되면 자궁경부가 질 바깥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노출된 자궁경부는 헐게 돼 혈성 분비물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요도나 요관이 꺾이면서 배뇨장애나 신우신염 같은 요로폐색 증상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고통과 여러 불편에 불구, 수치심으로 참고 지내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자궁탈출증은 체내 장기가 제 위치에서 벗어난 '질환'인 만큼 증상을 느끼면 서둘러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기 운동요법 등으로 '치료' 가능
로봇 이용한 최소침습수술 통해 '자궁 보존하는 동시에 치료'
자궁탈출증은 진찰 내진을 통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궁에서 어떤 부위가 얼마만큼 튀어나왔는지 확인한 후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김 교수는 "자궁탈출증의 증상이 경미, 탈출 정도가 크지 않을 땐 대증요법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면서 "주로 골반의 기저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이 권장되며, 복압 상승의 원인이 되는 변비나 비만, 혹은 기타 질환 등의 치료를 함께 진행하게 된다"며 "이러한 물리적 치료 요법 이외에 '페서리'라는 실리콘 고정장치를 질 내에 삽입, 질로 빠져나온 장기를 질 내 상방으로 지지하는 보존치료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근육운동의 효과가 떨어지는 노년층이나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과거엔 질을 통해 자궁을 끄집어내는 질식 자궁절제술이 주로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자궁 적출 시 심리적인 부담을 갖는 여성들을 위해 자궁을 지지하는 인대를 보강, 자궁을 보존하는 자궁 고정술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궁 고정술은 과거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엔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조직손상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복합적인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환자들의 신체적 부담이 줄어든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환자 몸의 부담이 적어 자궁탈출증 환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60대 이상들에게도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자궁탈출증은 수술 후 재발할 우려가 큰 질환인 만큼, 이후에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행동을 줄인다든가,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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