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빈혈 원인, 대부분 비타민B12 '흡수 장애'
김성용 교수 "조기에 발견, 치료 시작하는 것 매우 중요"
[보건타임즈] 최근 몇 년간 극심한 피로감과 손발 저림을 느끼는 A씨는 단순하게 빈혈로 여겨 철분제를 복용했으나 입가와 주변이 허는 데다 입안의 통증까지 느껴지는 등 알 수 없는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으며 의료진으로부터 악성빈혈 진단을 받았다.
A씨의 악성빈혈(pernicious anemia)은 흔히 심한 빈혈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많지만, 비타민B12 결핍 빈혈의 한 종류를 일컫는 용어다.
비타민B12는 체내에서 세포의 DNA를 합성할 때나 적혈구를 만드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또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 필요해 부족하게 되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성용 교수(사진)는 "악성빈혈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비타민B12 결핍 빈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빈혈 증상 이외에 체중감소, 식욕부진, 피로감 등이 나타나며 혀의 유두가 소실돼 표면이 매끄러워져 맵거나 짠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서 "심해지면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쳐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힘들어지거나 요실금이 나타나며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기억력이 저하돼 치매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대부분의 악성빈혈은 비타민B12의 흡수 장애가 원인이다.
흡수 장애는 비타민B12의 체내 흡수에 관여하는 위, 췌장, 회장 말단 부위의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중 악성빈혈은 위벽 세포 또는 비타민B12를 흡수하는 내인자(intrinsic factor)에 자가항체가 생겨 발생한 위염으로 흡수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외에 비타민B12 흡수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만성위염, 위절제술, 만성췌장염, 췌장절제술, 회장절제술, 회장 결핵, 크론병이 있다.
특히 만성위염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오래된 고령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이에 김 교수는 "흡수 장애는 비타민B12 주사투여로 쉽게 교정이 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학적 합병증은 호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조기에 발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타민B12는 생선과 육류, 계란 등 흔히 식단에 오르는 동물성 식품에 존재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채식자을 제외하고는 섭취가 부족해 결핍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악성빈혈은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혈색소, 비타민B12, 호모시스테인 혈중 농도를 측정해 비타민B12 결핍을 판단, 항내인자항체, 항위벽세포항체를 검사해 진단한다.
"치료 방법으로 비타민B12 주사투여가 있으며, 일부 환자는 경구 비타민B12를 복용하는 것으로 대체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악성빈혈은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에서 보이는 혈색소 감소가 심하지 않으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경미해 가볍게 여겨 넘어가기 쉽다"며 "하지만 심해지면 신경 손상을 일으켜 뇌 기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날 시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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