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교수 연구팀 '6,640명' 대상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
'여성 환자, 낮은 수면의 질과 사회 경제 수준, 사회적 지지'와 연관
김 교수 "연 16만 명에 '새 아증후 우울증 환자 발생' 감소시키기 위한 후속연구 예정"
[보건타임즈] 국내 60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1명이 아증후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증후 우울증노인 아증후 우울증(subsyndromal depression)은 주요우울장애의 엄격한 진단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이다.
하지만, 심한 우울장애 못지않게 노인의 신체 건강과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기능, 인지기능, 기대수명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데다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질환이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사진) 연구팀(1저자 오대종 임상강사)은 노인 아증후 우울증의 역학적 특성을 제시하며 주요우울장애 또는 경 우울장애와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임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아증후 우울증은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정도, 주요우울장애와 경 우울장애 같은 심한 우울증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흔한 수준이다.
또 매년 16만 명 이상의 새 아증후 우울증 노인 환자가 발생, 심한 우울증의 발생 환자 수보다 5배가량 많다.
그러나 많은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마저 치료가 필요한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인자나 영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친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직접 진단기준을 개발해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한 후, 유병률과 발병률, 위험인자 등 역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경 우울장애와의 객관적인 차이를 최초로 제시했다.
이 연구는 국내 60세 이상 노인 6,64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2010~2012년의 기저 평가를 시작으로 2012~2014년과 2014~2016년 2년 단위로 2번의 추적 평가가 이뤄졌다.
이 결과, 주요우울장애와 경 우울장애는 고령(70세 이상),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에서 많은 반면에, 아증후 우울증은 여성, 낮은 수면의 질, 낮은 사회 경제 수준, 낮은 사회적 지지 수준을 보인 노인에서 호발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아증후 우울증이 주요우울장애, 경 우울장애와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아증후 우울증이 치매, 사망률, 건강 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체계적 후속연구를 통해 독립 질환으로서 아증후 우울증의 실체를 정리해 나갈 것이며 연간 16만 명에 달하는 신규 아증후 우울증 환자의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질병 예방법과 치료 방법을 찾는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면서 "불면증 등으로 계속 수면의 질이 낮은 노인들의 경우, 수면 조절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 약물치료나 인지 행동 치료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아증후 우울증에 대한 통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증가하는 아증후 우울증 환자를 위해 함께 공동체를 형성,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사회적 가족' 등 다양한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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