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혜 교수 "조기원인 파악하기 위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보건타임즈] 한두 살 된 영유아에게 가슴 멍울이 생기면 부모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젖을 짜주거나 마사지를 하면서 가슴에 멍울이 풀어지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성조숙증이 온건 아닌지,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렇듯 영유아에게서 나타난 증상이 혹시 유방발육증은 아닌지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인제대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사항을 알아봤다.
영유아에서 가슴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는 조기유방발육증이라고 일컫는다.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경우에 따라 난소낭종이나 종양이 발견되는가하면 드물지만 성조숙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대개 여자아이들은 만 10세경이 되면 가슴 멍울이 생기거나 키 성장과 체지방의 증가가 일어나는 2차 성징이 시작된다.
성조숙증은 만 8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발생, 높은 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판이 빨리 닫혀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조기 유방발육증은 한쪽 또는 양쪽에 가슴멍울이 생겼지만 급격한 키 성장, 음모와 여드름 발생과 같은 다른 2차 성징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김신혜 교수는 "보통 만 1세에서 2세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3세 이전에 저절로 호전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때로는 갓 출생한 신생아에게서 조기유방발육증이 나타나곤 한다"고 강조했다.
신생아의 경우엔 탯줄을 통해 노출된 산모의 여성호르몬과 유즙분비호르몬의 영향으로 가슴 멍울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생아들은 'minipuberty(작은 사춘기)'라고 해 마치 사춘기시기처럼 뇌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일어나 이러한 작은 사춘기 상태가 유지되는 생후 1세경까지는 조기유방발육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신생아시기에 가슴 멍울을 눌렀을 때 유즙이 흘러나오거나 여자아이는 질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현상은 산모로부터 받은 여성호르몬과 유즙분비호르몬 농도가 점차 감소하면서 대개 생후 한 달 가량 되면 이러한 현상이 소실된다"면서 "산모의 성호르몬으로 인한 현상이거나 작은 사춘기에 의한 것이라면 모두 시간이 지나며 자연적으로 가슴 멍울이 없어지며 다른 2차 성징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품이나 식품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돼 가슴멍울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약용크림이나 경구 피임약,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콩을 주성분으로 하는 식품,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라벤더 오일, 티트리 오일이 함유된 로션, 샴푸 등이 있다.
이땐 원인이 되는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드물게 난소에서 발생한 여성호르몬-분비 낭종이나 부신에서 발생한 종양이 고농도의 여성호르몬을 분비, 아이의 가슴 멍울이 커진다든지, 질 분비물 증가, 심하면 음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땐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과 소변에서 성호르몬 농도를 검사하다거나 복부 초음파검사나 MRI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 만 3세 이후까지 조기유방발육증이 지속될 땐 치료를 필요하는 성조숙증의 가능성이 존재해 뼈 나이를 보기 위한 성장판 검사, 여러 번의 채혈을 통해 하는 성호르몬 자극 검사와 뇌 MRI 촬영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영유아의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고 해 유두를 마사지하거나 유즙을 짜는 등의 자극은 오히려 뇌에서 유즙분비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더욱 유즙 분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연약한 아이의 피부를 통해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자칫 치명적인 전신적 감염으로 진행, 위험해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가슴 멍울의 크기 변화나 2차 성징이 동반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유방발육증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성조숙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슴 멍울의 크기 증가와 함께 동반되는 2차 성징의 여부다.
김 교수는 "만약 3~6개월 간격으로 관찰했을 때 가슴 멍울이 점차 커지거나, 여드름이나 질 분비물의 증가, 음모나 액모의 발생, 외음부의 크기 증가와 착색 등의 2차 성징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성조숙증이나 난소 낭종이나 부신 종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런 변화들을 몇 개월 간격으로 사진 등을 통해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변화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유아 검진에서 키와 체중의 백분위수가 급증, 즉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거나 가슴 멍울이 점점 커지는 등 2차 성징의 증상을 보이면 내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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