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조정' 기본취지 크게 어긋난 악법
[보건타임즈] 최근 산부인과 의사들이 '의료사고 피해구제-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첫째가 의료사고 아니면 기저 질환으로 사망한 것인지 명확하게 원인을 구분할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임산부가 중상해일 때 의료사고 피해구제-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의 적용범위가 모호해 조정절차 자동개시 여부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만약 이 법안대로 산모나 태아의 사망사건을 다루다간 분만과정에서 불가항력적 사고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산부인과의 특성상 확실한 근거나 증거 없이 막연한 개연성으로 의료분쟁에 휘말린다거나 임신, 출산, 산욕기를 다루는 산과에 종사할수록 과도한 배상과 형사처벌의 위험성이 커 의사들의 분만기피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거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한 신청으로만 강제로 조사를 하게 해 사망이나 중상해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질환자의 경우 좋지 않은 예후를 보였다든가 결과가 나와 혹시나 또는 나쁜 의도에서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분쟁 제기할 수 있도록 열어놓음으로써 상례화 된다거나 범죄자로 몰 가능성이 높아 의사들의 최선의 진료, 소신 있는 진료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7, 18일 잇따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 법안대로 법제화되다간 분만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져 결국 분만병원의 폐원이 더욱 가속화 돼 이미 취약해진 산모의 분만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 상정되기 전에 당장 폐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현재 '의료사고 피해구제-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은 1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 19일 본회의 상정돼 있다.
이 법안은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없이 조정을 시작하되 남발을 막기 위해 '사망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상해'로만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담고 있다.
이 성명서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의 초안 자체가 사전 설명을 통해 위험성을 알려 이를 환자나 보호자가 인정한 상황에서 치료 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직접 진료한 의료진을 강제로 조사, 예비범죄자로 취급하려거나 거부 시엔 형사처벌 하겠다고 옥좨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헌법상의 ‘영장주의’에 위배, 위헌의 소지가 있을뿐더러 양측을 조정시키는 분쟁조정의 기본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악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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